세계교회
가톨릭계 대학 쇄신의 화두는 ‘밖으로 나가는 교회’
교황령 「진리의 기쁨」 반포, 가톨릭계 대학과 연구기관의 학문적 쇄신 기준 제시
2018. 02. 11발행 [14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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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장관 주세페 베르살디 추기경(오른쪽)과 차관 안젤로 차니 대주교가 1월 29일 교황령 「진리의 기쁨」에 대해 설명한 뒤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바티칸=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계 대학과 연구기관들의 학문적 쇄신 기준을 새롭게 제시한 교황령 「진리의 기쁨(Veritatis Gaudium)」을 1월 29일 반포했다.



교회 학문의 쇄신 필요

교황은 “급변하는 사회ㆍ문화적 상황과 새로운 시대의 역사 안에서 사명을 더욱 민감하게 수행하려면 교회 학문의 지혜롭고 용기 있는 쇄신이 시급하다”고 반포 배경을 밝혔다. 이 교황령은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그리스도교적 지혜(Sapientia Christiana」(1979)를 대체하는 문서다.

「진리의 기쁨」은 교회 학문이 ‘밖으로 나가는’ 선교 교회에 기여하기 위해 어떻게 쇄신돼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황은 “가톨릭계 대학 개혁은 ‘밖으로 나가는 교회’의 표징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크게 4가지 쇄신 기준을 제시했다.

먼저, 가톨릭계 대학의 학문은 복음 선포(Kerygma)의 핵심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은 학문의 진리도 “가난한 이들과 이 세상의 부르짖음을 마음으로 경청하고, 머릿속에 울려퍼지게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자와 비신자 간의 광범위한 대화를 제시했다. 단순히 전략적 접근으로서의 대화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진리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본질적 요구로서의 대화다. 교황은 “오늘날 복음 선포와 교의는 만남의 문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학문은 이 같은 문화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기준은 여러 학문 분야의 학제간 연구와 초월적 연구다. 교황은 “(이 기준은) 오늘날 파편화되고 붕괴된 대학 연구 풍토와 관련이 있으며, 불확실한 상대주의적 다원주의와도 관련된다”고 말했다. 이 기준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임자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오늘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지혜와 성찰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을 상기시키고, 교회 학문은 이를 극복해야 할 특별한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등 학문기관들의 네트워크 구축을 주문했다.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다. 교황은 필요할 경우 다른 문화적, 종교적 전통에서 영감을 얻는 동시에 획기적인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 연구센터를 설립해 현실적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학 연구는 “열린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겸손한 자세로 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가톨릭대·서강대는 적용 안 돼

바티칸 현지 외신들은 “선임 교황들의 가르침과 맥락은 같지만, 급진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 “가톨릭 대학들을 깨우는 자명종”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새 교황령은 로마에 있는 그레고리오대학처럼 철학, 신학 등의 분야에 교황청이 인정하는 학위를 주는 교황청 인준 대학에만 적용된다. 교황청 가톨릭교육성 차관 안젤로 차니 대주교는 “전 세계 289개 대학과 503개 관련 연구기관이 적용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가톨릭대와 서강대는 가톨릭계 대학이지만, 적용 대상이 아니다.

교황청 인준 대학을 포함해 전 세계 1365개 가톨릭계 대학들에 적용되는 좀 더 일반적인 규범은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령 「교회의 심장부(Ex Corde Ecclesiae」(1990)에 들어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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