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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핵연료 재처리’ 왜 붙들고 있죠?
가톨릭 에코포럼에 참석한 사와이 마사코 연구원(일본 원자력정보자료실)
2018. 02. 04발행 [14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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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는 일본도, 프랑스도, 영국도 실패했습니다. 미국도 철수했고요. 재처리를 통해 얻은 핵연료로 원자로를 돌리겠다던 일본 고속증식로 사업은 실험실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건식 재처리, 실용화 가능성 매우 낮아

1월 2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제29차 가톨릭 에코포럼에서 만난 사와이 마사코(澤井正子, 65) 일본 원자력정보자료실(CNIC) 연구원은 “한국이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방식으로 선택한 건식 재처리(Pyro-processing)는 실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 “아오모리현 록카쇼 재처리공장에서 습식 재처리 방식으로 플루토늄을 생산, 원자로를 돌리겠다던 일본도 결국은 2016년 12월 원자로 해체를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식 재처리가 사용 후 핵연료를 핵발전소 부지 내 수조(물통)에서 최소 5년간 냉각 뒤 공랭식으로 보관하면서 전기분해로 재처리하는 방식이라면 습식 재처리는 수조에서 충분히 냉각시키고 나서 지하 300∼500m 이하 저장고에서 보관하면서 질산과 유기 용매 등 액체를 사용해 대량으로 재처리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프랑스와 영국 재처리공장에서 습식 재처리를 통해 만든 플루토늄 45t을 위탁 보관하고 자국 내에선 3t을 생산 보관하고 있는데, 이 플루토늄을 연료로 쓰려던 후쿠이현 몬주 고속증식로 개발은 이미 실패로 끝났습니다. 플루토늄을 일본으로 옮기는 것도 굉장히 힘들고 위험한 데다 실용화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록카쇼 재처리공장은 착공 20년이 지나도록 가동될 전망이 없습니다. 우라늄 등 핵연료가 방사성 폐기물이 되기까지 핵연료 사이클이 파탄 난 셈이지요.”

그런데도 한국 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핵폐기물 건식 재처리의 타당성 검증과 실증 기술 개발, 소듐고속냉각로(SFR, 건식 재처리 중 추출한 혼합물을 주입해 연료화하기 위한 제4세대 원자로) 관련 사업에 376억 원의 예산을 책정, 연구 개발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핵폐기물 재처리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27년 동안 핵폐기물 문제 연구에만 몰두해온 사와이 연구원은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아마도 원전 건설회사나 핵연료 생산기업 등 관련 업체들, 핵공학자들, 핵무장 의도를 가진 정치가와 군인들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핵폐기물 재처리와 플루토늄 등 핵연료 추출이 시도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사와이 연구원은 “핵폐기물을 왜 재처리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관계자들은 재처리로 핵폐기물을 10분의 1로 줄이고, 고속증식로를 돌리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데 이는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마도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기술 자체를 확보하려는 것 같고, 핵무장을 하려는 속내도 있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결국 핵폐기물 재처리는 불가능

사와이 연구원은 또 한국이 추진하는 핵폐기물의 건식 재처리가 가능하냐는 거듭된 질문에 “한국의 원자력연구원이 하고 싶어 할 뿐”이라며 “핵연료 사이클 정책을 추진해온 국가들이 걸어온 길을 검증해보면 핵폐기물 재처리는 불가능하고, 결국 핵폐기물에서 얻어낸 플루토늄 이용은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생태 환경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핵폐기물 재처리는 결국 새로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오염된 연료 다발 구조물과 피복관, 화합물, 금속 폐기물 등이 발생, 애초의 핵폐기물보다 그 체적(體積, 입체의 부피)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방대한 비용을 필요로 하는 재처리공장 계획은 추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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