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남북 화해, 벽돌 쌓듯 인내와 신중함 필요”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라 치빌타 가톨리카’와 인터뷰
2018. 01. 14발행 [14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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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중 대주교는 한국에서 여러 종교가 평온하게 공존하는 비결을 “평화를 사랑하고 인간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 심성”으로 꼽았다. 김 대주교가 교회 일치운동 전담 기구인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창립 총회에서 서명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주교회의 의장이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지난해 6월 북한이 남한 7대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했으나, 유엔의 대북 제재 강화 결의 후 초청이 연기됐다”며 남한 종교인들이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 천주교회가 피해야 할 위험으로 ‘사제 생활의 관료화’를 꼽았다.

김 대주교는 로마에서 발행되는 잡지 ‘라 치빌타 가톨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화해는 오벨리스크(거대한 돌덩어리로 만든 뾰족탑)를 세우는 것처럼 한순간에 실현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벽돌을 한장 한장 쌓는 과정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보기에 인내와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남북 종교인들 만남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했다.

김 대주교는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한 한국 신자들의 정서에 관한 질문에 “많은 한국인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북한과의 긴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국가는 이러한 긴장을 이용하고 연장하면서 어마어마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 교회가 피해야 할 위험으로 지적한 사제 생활의 관료화에 대해 “사제는 관리나 행정가가 아니라 주님께서 파견하신 목자임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며 “사제 생활의 본질은 ‘직무’가 아니라 ‘하느님 사람’이라는 신원이 지닌 영적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거만함에 다다를 수도 있는 승리주의의 위험에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한국 교회가 세속화와 물질적 풍요라는 큰 도전에 직면한 현실도 감추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방한 당시 한국 교회가 직면한 도전으로 △승리주의 △경제적 풍요 △신자와 사목자 간의 거리감을 꼽은 바 있다.

김 대주교는 “승리주의의 위험을 심각한 도전으로 대면해야 한다는 교황님 말씀은 옳다”며 “실제로 천주교인들이 조금 교만해졌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어떤 사회적 또는 국가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자 여부를 떠나 대다수 한국인이 한국 천주교의 소신 표명을 기다리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듣기 때문”이라며 “더 겸손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풍요에 안주하는 위험과 관련해 “교회가 물질주의에 오염되면, 경제적 풍요는 정말로 위기를 초래한다”며 “더 가난한 교회들과 함께 걸으면서 강력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대대적인 쇄신을 이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황님께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자주 언급하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자와 사목자 간의 거리감에 대해서는 “한국의 실제적 문제이고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이 때문에) 사제 피정과 신학교 양성에서 근본적 사목 자세인 겸손의 정신으로 신자들을 존중하며 돌보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교회는 중국 (정부가 공인한) 애국교회와 더불어 지하교회와도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맺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신뢰’를 관계의 근본 요소로 간주하기 때문에 교황청과 중국 간 미래는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데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라 치빌타 가톨리카’는 예수회가 1850년부터 발행하는 세계적 문화 교양지다. 이 인터뷰는 김 대주교가 지난해 가을 한국 가톨릭 역사 특별 기획전 개막식 참석차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이뤄졌다. 한국어판(laciviltacattolica.kr) 1월호에 인터뷰 전문이 실려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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