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명화] (7)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전쟁의 화염 속 아이들
2018. 01. 14발행 [14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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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포스터.1



새해에도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로 수많은 청년이 변함없이 고통받고 있다. 어느새 ‘3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는 말이 자리 잡았다. 사회적,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 결혼, 출산, 집, 인간관계, 꿈, 희망 등 정말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하는 청년층 세대라는 뜻의 신조어다.

정규직으로 회사에 다니는 젊은이들에게는 고통이 없는가? 아니다. 그들은 회사 안에서 일보다는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한다. 특히 상사와의 갈등에 몹시 힘들어한다. 이웃 일본도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나 보다. 우리에게 ‘N포 세대’가 있다면 일본은 마치 득도한 것처럼 욕망을 억제하며 살아가는 ‘사토리세대(さとり世代)’가 있다. 일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제목만큼이나 오늘을 힘겹게 사는 우리 젊은 세대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2017년 10월 개봉한 이 영화는 2014년 베스트셀러였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사회 초년생인 아오야마는 영업사원이다. 하지만 무력감으로 자존감은 바닥을 친다. 어느 날, 지하철 선로 아래로 쓰러진 아오야마를 초등학교 동창 야마모토가 구한다. 회색빛 정장을 한 아오야마와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야마모토는 표정부터가 딴판이다.

아오야마는 갈수록 생기를 얻고 자신의 업무에서도 성과를 낸다. 하지만 잘못된 발주서로 그가 성사시켰던 큰 계약이 오히려 회사에 손실을 가져올 위기에 처한다. 이 실수로 직장 상사는 그를 비인간적으로 나무란다. 크게 좌절한 아오야마는 회사 옥상으로 향하고 신기하게도 야마모토는 한 번 더 그의 목숨을 구한다.

“하늘을 봐.” 야마모토는 거창한 무언가로 아오야마를 위로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알아보고 민첩하게 행동했기에 친구 아오야마를 살렸다. 활짝 웃던 야마모토의 웃음은 푸른 하늘처럼 투명했다. 영화에 잔잔하게 퍼지는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는 일본인이 사랑하는 화가이자 삽화가인 이와사키 치히로(松本知弘, 1918~1974)의 수채화를 생각나게 했다.

▲ 이와사키 치히로 작 ‘화염 속 아이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네스북에 33년간 기록된 「창가의 토토」의 삽화를 그린 화가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 어릴 때부터 미술 교육을 받은 그가 화가가 된 계기는 일본의 전쟁 패망이었다. 반전, 반핵 운동가이기도 했던 그는 화가로서 어린이와 꽃을 많이 그렸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쟁이 파괴한 것들을 그리며 세상에 사랑을 남겼다.

“아이처럼 투명한 수채화 작가”로 불렸던 그는 아이들을 엄청난 비극에 휩싸이게 하는 전쟁에 분노했다. 유작인 「전쟁의 화염 속 아이들」이라는 시화집은 베트남전쟁에서 부모를 잃고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검은자가 크게 그려진 아이의 맑은 눈동자가 우리에게 말한다. 자본주의 경쟁 사회 구도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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