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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위안부 이면 합의는 국가의 2차 폭력”
절차·내용 모두 중대 흠결… 합의서 즉각 폐기해야 피해 할머니 의사·결정권 존중한 새로운 협의 촉구
2018. 01. 07발행 [14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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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위안부 합의는 정부가 할머니들을 돈 받고 팔아먹은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이옥선 할머니)

“이제라도 이면 합의 내용이 밝혀져 다행이지만, 세계가 보고 있는데 일본은 또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네요.”(이용수 할머니)

지난 12월 27일 정부가 ‘2015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 존재했던 ‘이면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무능한 대처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정부는 후속조치에 고심 중이지만, 적절한 절차를 마련하는 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한목소리로 ‘이면 합의’ 실체를 규탄하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용수(비비안나, 90) 할머니는 “2년 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할머니들을 찾아와 내용을 알리거나 과정을 전한 일도 전혀 없었다”면서 “‘비밀 협상’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피해 증인들이 살아있는데도 일본은 또다시 진실을 왜곡하고 우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절차ㆍ내용적으로 중대 흠결이 있었다”면서 사실상 한일 위안부 합의 백지화를 선언했다. 그러자 일본 아베 정부는 즉각 “합의 내용 수정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망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면 합의’ 내용은 △일본 측이 요구한 특정 시민ㆍ인권단체에 대한 정부의 설득 이행 △소녀상 건립에 대한 정부 지원 중단 △성 노예 표현 사용 금지에 대한 일본 측 요구 수용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 제기 철회 등을 담고 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이면 합의’는 없었다고 했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그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해 온 시민단체 대표들은 ‘이면 합의’의 부당성을 비난하면서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고, 피해자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여성가족부 ‘위안부 백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12월 28일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해 위안부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자 뭔가 조급하게 성과를 내고자 했던 게 드러났다”며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한ㆍ미ㆍ일 동맹을 중요시하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면서 위안부 문제 자체를 걸림돌로 여겼다”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이면 합의는 정부가 할머니에게 가한 ‘국가 폭력’이자, 민주적 절차를 어긴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며 “외교ㆍ정치 문제에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은 쏙 빠진 졸속, 굴욕 외교의 결과”라고 규탄했다. ‘선 합의, 후 통보’라는 잘못된 대처가 할머니들에게 두 번 상처를 준 결과만 낳았다는 것이다.

안 소장은 “지난 정부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현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사와 결정권을 존중해 새로운 합의를 위한 절차를 새롭게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2016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을 결성하고, 기도문 배포와 세계 1억명 서명운동 캠페인, 모금 활동 등을 해오고 있다. 전국행동에 동참하고 있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대표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위안부 문제 해결은 그저 빠르게 해치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원칙과 상식, 국민과 피해자들의 염원을 반영한 것이어야 한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진정한 인권회복을 위해 한일 합의를 폐기하고, 피해자의 뜻이 전면적으로 반영된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다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는 우리 모두의 아픈 역사다. 국민 모두가 피해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할머니들이 이제 연세가 많고, 생존하신 분들도 얼마 되지 않는데 하루빨리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적법한 합의 절차를 위해 천주교와 시민들이 역사의 눈물을 닦는 데 같이 힘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017년에만 8명이 선종하면서 현재 생존 할머니는 32명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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