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본당
2017 주교좌 명동대성당 대림 특강 (1)‘우리 신앙의 척도이며 유산은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순교자들이 그랬듯 서로 사랑하며 살자
2017. 12. 10발행 [1443호]
홈 > 공동체본당 > 일반기사
    기사를 카톡으로 보내기 기사를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기사를 twitter로 보내기 기사를 facebook으로 보내기
▲ 홍근표 신부(서울대교구 사무처장)



가톨릭평화신문은 이번 호부터 명동대성당 대림 특강을 3주간 연재한다. △17일 자 ‘하느님의 사랑’(조재형 신부) △25일 자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박규흠 신부) 순이다.



터키는 바오로 사도가 걷고 또 배를 타고 다니시며 복음의 씨앗을 뿌렸고, 이후 요한 사도가 돌봤던, 뿌리 깊은 교회가 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몇 군데를 빼곤 폐허가 됐다. 다 무너져 돌무더기만 남았다. 왜 그럴까. 터키를 순례하며 ‘신앙의 씨앗을 잘 키워내지 못하고 열매를 잘 키워내지 못하면 혹시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안 된다.

한국 교회는 1784년 이승훈(베드로)이 세례받고 1831년 브뤼기에르 주교님이 조선의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교회가 설립됐다. 초기 100년은 피의 순교 역사였다. 그 순교의 역사를 기초로 우리 신앙이, 교회가 생긴 것이다. 명동대성당은 1898년 봉헌됐다. 1991년 보좌로 있을 때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신부님들이 한국 진출 110주년 기념으로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그 날 한 신부님께서 명동대성당 붉은벽돌이 몇 개인지 아느냐고 물으셨다. 신부님은 “한국땅엔 붉은벽돌 개수만큼 순교자가 있다. 명동대성당엔 벽돌 수만큼 순교자들의 신앙 열정이 묻어나오는 것 같아 성가 부르고 기도할 때마다 감격스럽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잊지 못한다. 순교자들의 희생으로 쌓은 우리 교회 공동체도 잘 이어가지 못하면 무너진다. 신앙의 씨앗이 잘 자라고 열매 맺도록 해야 한다.

마태오 복음 25장에는 최후의 심판 이야기가 있다. 예수님께선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예수님처럼 대하지 않으면 결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없다는 의미다. 예수님께선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그리고 나를 따라라”고 하셨다. 하늘나라에 대한 믿음이 우리에게서 빠지면 복음의 핵심이 빠지는 것이다.

생명 이외에 하느님께 받은 최고의 선물은 ‘믿음’이다. 믿음이 저절로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믿음이 우리를 하늘나라까지 이끌고 간다.

흔히 신앙생활을 하려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은 잘 사는 지역보다 복음화율이 낮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의 신앙이 약하다고 말할 수 없다. IMF 때 지금은 없어진 달동네 본당 주임이었다. 어느 아기엄마는 아기 먹일 분유를 줄여야 할 정도였다.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 자녀는 가출한 집도 있었다. 이런 와중에 ‘신앙대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너무 어렵게 살면서도 하느님을 믿는 모습이 박해시기 순교자 같았기 때문이다. 신앙대회 이후 더 많은 이가 성당에 왔다.

박해 시절 신자들과 주문모 신부님을 생각하자. 사제는 신자들을 위해, 신자들은 사제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게 우리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서로를 탓하며 따로따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는 모습이 아니다. 사랑하면서 사시라. 더 늙기 전에, 더 많은 것 잃기 전에 사랑을 베풀면 사랑의 열매가 풍성해진다.

정리=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기사를 facebook으로 보내기 기사를 twitter로 보내기 기사를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기사를 카톡으로 보내기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이전뉴스 다음뉴스 추천 목록
 
발행일자
지난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