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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만난 교황 “대신 용서 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미얀마·방글라데시 순방… 로마행 기내에서 중국 방문 의지 피력
2017. 12. 10발행 [14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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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글라데시 방문 둘째 날인 1일 자전거 릭샤를 타고 종교간 대화 모임이 예정된 다카대교구장 숙소 정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카(방글라데시)=CNS】

▲ 교황이 다카에서 로힝야족 난민들을 만나 위로하면서 박해한 이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하고 있다. 교황은 로마행 기내에서 “그 말을 하는 순간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의 21번째 사목 방문지 역시 ‘변방’이었다.

교황은 11월 27일부터 엿새간 보편 교회 차원에서 보면 변두리에 속하는 동남아의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용서와 화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얀마는 대표적 불교 국가로, 가톨릭 신자는 66만 명(인구의 1.1%)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바티칸과 미얀마는 지난 5월에야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인구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나라다. 인구의 0.2%밖에 안 되는 가톨릭 신자 35만 명은 ‘소수의 양 떼’로 살아가고 있다. 교황이 이런 변방을 찾은 이유는 두 나라가 목말라하는 것이 화해와 일치 같은 복음적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는 전 세계의 관심이 교황의 ‘로힝야족 발언’에 과도하게 쏠린 면이 없지 않다. 미얀마 서북부에 밀집한 로힝야족은 이슬람계 소수 민족으로, 정부군이 반군 소탕을 빌미로 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수백 명이 숨지고, 60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건너가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인종 청소’ ‘아웅산 수치의 배신’ 운운하며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이 문제는 미얀마 주교회의가 교황에게 ‘로힝야’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사전에 요청했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교황은 주교들 요청대로 로힝야의 ‘로’ 자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도착 첫날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 이튿날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잇달아 비공개로 만났다. 또 불교 승려 대표들에게 “우리가 한목소리로 정의와 평화, 모든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변치 않는 가치를 확고히 하면, 그건 희망의 말을 전하는 것”이라며 종교 간 협력을 호소했다.

일부 인권 단체들은 교황이 로힝야족 사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은 데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교황은 2일 일정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로힝야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는 건 그들 면전에서 문을 ‘쾅’ 닫아 버리는 행위라 오히려 내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장군(흘라잉 최고사령관)과 진실을 놓고 협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개적인 비판 대신 책임자들을 따로 만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또 방글라데시에서 로힝야족 난민 16명을 직접 만나 위로하면서 “모든 사람을 대표해 당신들을 박해한 이들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오늘날 하느님의 현존은 또한 로힝야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강한 연대감을 표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작지만 열정적인’ 두 나라 가톨릭 공동체를 격려하는 것도 이번 방문의 주목적이었다. 미얀마 신자들에게 “사람들은 분노하고 복수하면 치유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복수는 예수님의 길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과도기에 있는 나라에서 화해의 도구가 되라고 당부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16명에 대한 사제 서품식을 거행했다. 새 신부들에게 “하느님의 모든 백성에게 복음을 힘차게 선포하라”고 격려했다. 이어 성직자와 수녀들이 기다리는 성당에 찾아가 “준비해 온 연설 원고가 8장이나 되는데, 이건 번역해서 여러분에게 꼭 전해 주라고 추기경에게 부탁하겠다”고 말한 뒤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젊은이들을 만나서는 “목적 없이 방황하지 말고, 희망의 소프트웨어를 계속 업데이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교황은 로마행 기내에서 “중국과의 협상은 높은 문화적 수준까지 가 있다. (2018년 봄) 베이징과 바티칸에서 동시에 전시회가 열린다. 특별히 중국 교회를 위한 정치적 대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의 문들이 열려 있기에 중국 방문은 모든 이에게 유익할 것”이라며 “방중을 몹시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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