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3040 예술인] (20) 정보라 로즈마리 (가야금 병창)
장르 넘어 관객을 하나로 묶는 비결… 가야금의 매력 아닐까요
2017. 12. 10발행 [14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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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과 대중가요는 물론 우리 전통 소리까지 거침이 없다. 노래면 노래, 연주면 연주,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예술인들이다. 가야금ㆍ대금ㆍ해금ㆍ소리(보컬) 등 여성 4인으로 구성된 퓨전 국악그룹 ‘하나연’의 공연은 늘 장르를 뛰어넘는다.

하나연 구성원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보컬 정보라(로즈마리, 31, 서울 상도동본당)씨다. 정씨가 노래하고 추임새를 넣으면 관객은 어느새 덩실덩실 어깨춤을 춘다. 무대 분위기를 쥐고 흔드는 카리스마가 압도적이다.

“사실 제가 ‘무대 공포증’이 아주 심했어요. 무대에만 오르면 손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사시나무 떨듯 떨었거든요. 경연대회에선 악기를 연주하다 손가락이 미끄러져 연주를 망친 적이 있고, 박자를 두 번이나 놓쳐 탈락한 적도 있어요.”

전남예고를 졸업하고 중앙대 국악대 음악극과 및 동 대학원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한 정씨는 광주지방문화제 제18호 가야금 병창 전수자다. ‘가야금 병창’은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창을 병행한다는 뜻으로 판소리의 좋은 대목을 가야금 반주에 맞춰 부른 것이 시초다. 100년 남짓 길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요즘으로 치면 ‘멀티플레이’인 셈.

무대 공포증 때문에 늘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정씨는 무대 공포증을 무대로 극복하기로 했다. 그래서 대학 졸업 이듬해인 2009년 국악 뮤지컬 ‘판타스틱’ 팀 보컬로 나섰다. 판타스틱 팀은 거의 매일 무대에 섰다. 거리에서 관객과 호흡했다. 그렇게 3년간 1000회 이상 무대에 오르고 나니 무대 공포증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졌다. 정씨는 현재 가야금 병창단 ‘소리현’과 국악 실내악 그룹 ‘나뷔’에서도 활동하며 해외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

그는 국악에 몸담기 전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웠다. 4살 무렵 피아노 소리에 매료돼 피아노 학원 앞에 멍하니 앉아 있던 것이 계기다. 바이올린도 배웠다. 그랬던 정씨가 전통 음악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교사가 특별활동(CA) 가야금 병창반을 신설하면서다. 그때 가야금에 푹 빠졌다. 정씨는 이미 중학생 때 전국 대학 국악 관련학과의 수업 과정을 비교해 목표 대학을 정했을 정도였다.

신앙생활도 열심이었다. 유아세례를 받고 어린 시절부터 성당에서 봉사했다. 하지만 20대 때 10년간 냉담한 경험이 있다.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신기했던 건 어디로 이사 가든 자취방 옆 골목엔 늘 성당이 있었다”면서 “마음이 울적하고 힘들 때 미사에 가면 그 날 독서나 복음 구절이 꼭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시는 말씀으로 들렸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경험이 점점 많아지자 정씨는 이것이 하느님의 부르심임을 깨달았다. 그 뒤로 냉담을 풀게 됐다. 성경공부도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 찾아간 상도동본당에서 청년 성가대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전통 음악을 고수하시는 분들은 왜 퓨전 국악을 하느냐고 안타까워하세요. 하지만 퓨전 국악은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퓨전 국악을 즐기다 ‘가야금 배워 볼까?’ 하는 분이 나온다면 퓨전 국악이 제구실을 했다고 생각해요. 주위에서 가야금 병창으로 성가를 만들어 보라고 말하는데 그 날이 오긴 하겠지요?”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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