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영성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73)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갈라 5,13)
십자가 죽음으로 인간의 자유 위한 대가 치르다
2017. 11. 12발행 [14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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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헌장.’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이하 갈라티아서)을 부르는 다른 이름입니다. 갈라티아서에서 특징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의로움을 자유를 통해 설명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갈라 5,1)



율법으로부터의 자유

바오로 사도에게 예수님의 사건은 자유를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것은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사건입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은 율법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율법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믿음이 오기 전에는 우리가 율법 아래 갇혀, 믿음이 계시될 때까지 율법의 감시를 받아 왔습니다.”(갈라 3,23)

이러한 율법 아래 놓여 있던 이들을 자유롭게 한 것이 예수님의 사건입니다.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 바오로 사도는 ‘속량하셨다’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의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 중 하나가 ‘속량’입니다. 속량은 값을 내고 노예를 사서 자유인이 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는 이미 노예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 전제돼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표현을 따르면 옛사람들은 율법 아래 종살이 상태에 있었습니다. 이 용어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이러한 종살이에서 자유롭게 하기 위해 값을 치렀다는 점입니다.



자신을 몸값으로 내놓은 예수


예수님의 죽음은 결국, 우리의 자유를 위한 값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자유인이 되도록 하기 위해 당신 자신을 몸값으로 내어 놓은 것입니다.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을 얻게 하신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입니다.(갈라 4,5) 그렇기에 바오로 사도에게 율법을 지켜 의로움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다시 예전의 종살이로 돌아가는, 자유를 위한 예수님의 몸값인 십자가의 죽음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는 예전의 율법학자다운 모습으로 할례와 율법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유다인에게 할례는 율법 전체를, 모든 율법을 지키겠다는 약속의 표시입니다. 그러므로 할례를 받는 것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끊는, 구원의 은총에서 떨어져 나가는, 다시 율법의 종살이로 돌아가는 행위입니다. 율법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생각은 교회의 삶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율법에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 된, 종이 아닌 하느님의 자녀가 된 이들입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

이제 그리스도인은 값진 희생을 통해 얻은 자유를 진리를 향한 여정과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위해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신앙의 삶은 육의 욕정을 따르지 않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지금 우리와는 조금 다르게 육과 영을 구분하고 육은 부정적인 의미로, 영은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합니다. 이것은 당시에 널리 퍼져 있던 사상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성령을 따른 삶을 통해 얻어지는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로 표현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믿음을 통한 구원’을 강조하지만, 행동의 열매 역시 중요합니다. 오히려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믿음’ 안에는 이미 성령을 따라 살면서 드러나는 결과 역시 포함돼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잘 나타내는 것은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이라는 표현입니다.(갈라 4,6) 이런 믿음을 가진 이들은 성령을 따르는 삶을 살아가고 성령의 열매를 맺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권고하는 모든 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그의 십자가 죽음의 값진 희생을 통해 주어진 자유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자유는 율법에서 해방된 자유입니다. “그리스도 예수께 속한 이들은 자기 육을 그 욕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갈라 5,24) 이제 우리에게, 신앙인들에게 남은 것은 믿음 안에서 성령을 따르는 삶뿐입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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