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영성
[사도직 현장에서]‘제 소원 들어주신 할아버지 멋져요!!!’
문경수 가타리나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장
2017. 10. 15발행 [14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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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0세인 김애희 할머니의 소원은 93세가 된 김아무개 할아버지가 식사도 잘하고, 밖에도 나오고, 대화도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할머니는 2년째 김 할아버지 집에 나눔 도시락을 전달하는 사랑의 도시락 배달꾼.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은 일주일에 닷새 동안 집에만 있는 홀몸 재가 어르신 70여 가정에 도시락을 배달하는데, 그 도시락은 단순히 도시락 전달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말벗 도우미’ 역할도 겸한다. 할머니도 두 가정을 책임지고 맛난 도시락을 전해 드린다.

그런데 할머니가 방문하면, 김 할아버지가 옷을 입지 않고 있어 할머니가 다정한 말 한 번 나누지 못하고 대문 밖에 도시락만 놓고 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게 못내 마음에 걸렸던 할머니는 올해 초부터 김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날마다 30분씩 걸어 다니며 묵주기도를 하고 성체조배도 빠지지 않고 했다.

할머니는 기도와 더불어 “할아버지, 옷을 입으시면 제가 할아버지 좋아하시는 반찬과 함께 식사하실 수 있게 매일 올게요” 하는 말과 함께 닫힌 문에 대고 얘기하길 넉 달이 흘렀다. 그제야 김 할아버지에게 변화가 생겼다. 어느 날부터인가, 할아버지는 옷을 입고 있었다. 할머니는 김 할아버지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뒤 김 할아버지는 방에서 나오더니 지금은 동네 어귀를 돌며 산책도 하고 동네 사람들과 만나 담소도 나눈다.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할머니 모습을 보면서 남아프리카의 반투어에 속하는 낱말이 생각났다. ‘우분투’, 곧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의 단어다. 이들 부족은 만날 때마다 “우분투” 하고 인사했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는 말로 그들은 자신을 차별하던 백인들의 마음과 영혼을 움직였다. ‘나도 소중하고 그도 소중하다’가 우분투의 의미라는 걸 할머니를 통해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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