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3040 예술인] (18) 신봉철 요한 사도(스테인드글라스 작가)
‘빛’의 다른 이름은 ‘하느님’ 아닐까요
2017. 09. 17발행 [14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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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작품 ‘B 4015’를 설치하는 신봉철씨. 신봉철씨 제공

▲ 독일 현지인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신봉철씨.





유리예술을 전공한 한 대학생은 프랑스를 여행하다 어느 성당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는 넋을 잃었다. 신자도 아니었지만, 대학생은 한참을 성당에서 머물렀다. 성당 안을 몇 번이나 돌아봤다. 가까이 또 멀리서 보고 또 바라봤다. 무척 아름다웠다. 대학생은 결국 2011년 여름 독일 뮌헨 유학을 결심했다.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독일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펼치고 있다. 재독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신봉철(요한 사도, 36)씨 이야기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의 예술’입니다. 빛은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창문을 통해 성당 안으로 들어온 빛은 기도하는 신자들의 머리와 어깨 위를 따듯하게 어루만지고 위로하지요. 빛은 세상 어둠을 밝힐 뿐만 아니라, 언 것을 녹이고 모든 생명을 살게 합니다.”



부활대축일에 세례

1981년 수원에서 태어난 신씨는 국민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 후 독일 뮌헨미술대학에서 공부했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아름다움에 빠져 유럽의 성당들을 순례했다. 그러면서 성경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성미술과 유럽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뮌헨 본당 주임 신부에게 교리공부를 받고 2012년 부활대축일에 세례를 받았다.

그는 국ㆍ내외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등 3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첫 개인전은 2010년 수원 북수동의 ‘대안공간 눈’에서였다. 서울과 독일 등에서도 작품을 전시했다. 뮌헨 국제공항과 알렉산더 투섹 재단 등이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그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국내에는 올해 5월 성전봉헌식을 한 대구대교구 성산성당 스테인드글라스가 그의 작품이다. 성당 상부 푸른빛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하느님 나라를 표현했다. 삼위일체의 신비와 크신 하느님 사랑이 주제다.

신씨는 “저의 작은 재능을 하느님께 돌려드릴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기쁜 마음으로 성산성당 스테인드글라스를 작업했다”면서 “작품값을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해하시던 주임 신부님이 독일에 오셔서 신자들 정성을 담은 봉헌금을 내밀었을 땐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신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몇 달 째 월세도 내지 못했던 시기였다. 그는 “‘네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느님께선 항상 너의 곁에 있고 너를 사랑하신다’는 신부님의 말씀에 큰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어려웠던 경험 덕분에 작품 판매 수익금 일부는 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

작업의 뿌리, 전통 유리화에 닿아 있어

신씨의 작품은 전통적인 스테인드글라스와는 결을 달리한다. 각기 다른 파란 줄무늬가 겹쳐 있는 듯 보이는 유리 큐빅 수십 개가 전시장 바닥에 놓이기도 하고, 노랑ㆍ연보라ㆍ오렌지 빛깔의 유리 기둥들이 흰 벽면에 붙어 있는 등 생소한 작품들이다. 창문과 인공조명에서 발산된 빛은 작품을 통과해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빛의 궤적을 만들어 낸다. 보는 이에게 새로운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그의 작품들은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선입견과 인식을 단번에 바꾼다.

그는 “제 작업이 전통적인 스테인드글라스는 아니지만, 뿌리는 전통적인 스테인드글라스에 닿아 있다”면서 “때문에 자연스럽게 작업의 근원에는 항상 빛이 있고, 자주 하느님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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