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500년 뛰어넘는 흥미로운 상상, 루터가 묻고 교황이 답하다
이탈리아 소설가·다큐 작가 루카 크리파, 루터와 교황 신학적 대화 가상으로 풀어
2017. 09. 17발행 [14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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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다

루카 크리파 엮음 / 고준석 신부 옮김

바오로 딸 / 1만 6000원




500년 전 종교개혁 바람의 촉매 역할을 했던 마르틴 루터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이 같은 흥미로운 상상을 옮겨놓은 책 「루터,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다」가 나왔다.

1517년, 지금으로부터 꼭 500년 전 루터는 ‘95개 조 논제’를 내걸고 당시 부패한 유럽교회를 향해 일침의 화살을 쏘아 올렸다. 특히 그는 교회가 죄인들에게 면벌부를 판매하고, 관료적인 행태를 보인 데 대해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인물이 500년이란 간극을 깨고 오늘날 가톨릭 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상으로 신학적 대화를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이탈리아 소설가이자 다큐멘터리 작가인 저자 루카 크리파는 올해 종교 개혁 500주년을 맞아 시간의 간극을 넘어 ‘차이’보다는 한 뿌리에서 난 형제 종교의 ‘같음’을 확인하고자 책을 펴냈다. 책은 그리스도에 관한 신앙적 견지부터 기도와 성사, 세상에 대한 가르침, 말씀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두 인물이 내놓은 문헌과 말씀을 바탕으로 대화하는 형식을 택했다.

루터는 당시 교황, 추기경, 주교단의 관료적 모습에 대한 서슴없는 비판을 던진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로서 정체성을 언급하면서 ‘양들의 냄새를 풍기는 목자’를 강조한다. “구원은 교황이 인정하는 면벌부에 있지 않다”고 하는 루터의 논제에 대해서도 교황은 교회를 통한 죄 사함은 자비와 사랑을 불러온다고 답해준다.

눈길이 가는 것은 신학적으로 상당 부분 루터와 교황이 일치하는 모습이다. 루터가 “면벌부는 헌납이 아닌, 회개와 자비의 행위로 얻는 것”이라고 한 주장은 교황의 “우리가 배고프고 헐벗은 이들을 얼마나 찾아가 주었는지 심판받게 될 것”이라는 말과 상통한다. 루터가 “성체성사는 구원받기 위해 은총이 필요함을 드러내는 실제 표징”이라며 빵과 포도주에 담긴 하느님 현존을 인정하는 부분도 가톨릭 교회 가르침과 일치한다.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 사제와 백성이 지녀야 할 자비에 대한 견해 또한 차이보다 일치로 귀결된다.

번역자인 고준석(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신부는 “교회 쇄신을 갈망했던 루터와 종교개혁의 바람 속에 탄생한 배경을 지닌 예수회의 회원이기도 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며 “다르면서도 같은 신앙관을 지닌 루터와 교황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교가 지닌 하느님 구원의 명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치된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두 인물이 교회를 얼마만큼 아끼고,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공통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원제는 ‘신앙의 대화 : 500년간 기다려온 대화’(Dialogo sulla fede: Un colloquio atteso da cinquecento anni)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면벌부 : 일반적으로 ‘면죄부’라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원래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았어도 죄에 따른 벌, 곧 잠벌(暫罰)은 여전히 남는다. 따라서 교회는 교회가 정한 조건을 채우면 잠벌을 면해주는데 이를 대사(大赦)라 한다. 면벌부는 중세 말 잠벌의 일부 혹은 전체를 사해주었음을 증명하는 문서로 통용된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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