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미숙아 출산한 베트남인 로안씨 부부
아기는 인큐베이터에서 목숨 이어가지만 병원비 없어
2017. 09. 10발행 [14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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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안씨 부부가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텐밍을 바라보고 있다.



신혼집이라기엔 너무 단출했다. 인천 남동구 로안(35)씨네 집에는 살림살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이불 한 장 덮어놓은 매트리스에 선반, 작은 탁상 하나가 가구 전부였다. 아기를 낳은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아내 투엔(34)씨는 집 앞 공사장에서 새어나오는 매캐한 먼지냄새를 맡으며 지내고 있었다.

베트남 출신의 로안씨 부부는 8월 16일 아들 텐밍을 낳았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안아보지 못했다. 690g으로 태어난 아들은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위태로운 숨을 내뱉고 있다. 투엔씨는 정기검진을 갔던 차에 아기와 엄마가 모두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고 급하게 제왕절개를 해서 텐밍을 낳았다. 31주 만에 태어난 아기는 혼자 힘으로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로안씨는 “아기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인 로안씨 부부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임신 6개월 때에는 갑자기 하혈해서 병원에 열흘 동안 입원하고 300만 원을 냈다. 감기라도 걸려서 병원에 한 번 가면 기본 5만 원이다. 로안씨는 “돈을 벌기가 무섭게 병원비로 나간다”고 했다.

아들 텐밍에게 얼마만큼의 병원비가 들어갈지 가늠조차 어렵다. 인큐베이터에서 4개월은 있어야 하는데 하루 병원비가 300만 원이다. 한 달을 벌어도 손에 쥐기 어려운 돈이 아기의 하루 병원비로 나가고 있다. 4개월 이면 3억 6000만 원인데 앞으로 추가 비용이 얼마가 들지 모른다.

하지만 로안씨는 “병원비보다도 하루하루 위태한 아기가 걱정”이라고 했다. 엄마 투엔씨도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병원비가 무서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불행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로안씨가 아내 출산을 돕느라 공장에 며칠 빠지자 공장 책임자는 그를 바로 해고했다.

플라스틱 사출 공장에 다니던 로안씨의 월급은 190만 원. 아내는 임신하기 전부터 몸이 약해서 일하지 못했다. 두 사람의 생활비로도 빠듯한 돈이었다. 지금까지 모아둔 돈도 아내와 아기의 병원비로 다 쓰고, 당장은 먹고살 돈도 없다. 그나마 베트남 지인들이 빌려주는 돈으로 밥은 굶지 않고 지내는 상황이다. 병원비가 산더미인데 생활비로도 빚을 지고 있다.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부부에게는 아기용품도 사치인 모양이다. 로안씨네 집에는 아기 옷이나 우유병 하나 없었다. 로안씨는 아내를 돌보느라 밖에 나갈 수가 없어 부부는 대낮에도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다. 하루 한 번, 병원에 있는 아기를 보러 가는 게 부부의 외출이다. 로안씨가 말했다. “저는 붙잡혀가도 괜찮아요. 아기만 살릴 수 있다면요.” 아빠는 아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lucia@cpbc.co.kr




후견인 / 정성윤 수녀(무지개이주민센터)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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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안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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