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추기경 정진석] (61)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출범
“생명의 주인은 오직 창조주” 교회의 시대적 사명 실천 첫발
2017. 08. 13발행 [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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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생명의 밤’ 행사에서 출연진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는 정진석(오른쪽 두 번째) 대주교와 염수정(맨 왼쪽 첫 번째)·김운회(맨 오른쪽) 주교.가톨릭평화신문 DB



정진석 대주교는 청주교구장 시절부터 줄곧 ‘생명’ 문제를 사목의 중심 주제로 다뤘다. 그는 이제 생명 운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함을 느꼈다. 그래서 교구에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전 세계에서 생명 운동 발전에 이바지한 이들을 위한 수상 제도를 마련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망설일 틈이 없었다. 이미 이 사회의 생명 가치는 무방비로 훼손이 된 상황이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시작은 이렇듯 거침이 없었다.

2005년 10월 초 생명위원회 발족식이 열렸다. 정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이미 연구 기반을 확보한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을 통해 구체적인 열매를 맺는 데 집중할 것임을 천명했다. 특히 성체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의 메카를 꿈꾸며 설립한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이 앞으로 가톨릭 세포 치료와 연구의 구심 역할을 하도록 하면서 세포 치료와 연구 부문의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구단 육성을 통한 산업화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생명위원회는 정 대주교를 위시해 총대리 염수정 주교가 위원장을,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 대리 김운회 주교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위원회에는 주교들을 비롯한 교구청 사제들은 물론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생명 연구 분야 교수들도 포진했다. 야심찬 출발이었다. 정 대주교는 발족식에서 서울대교구가 생명을 파괴하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 대신 교회가 대안으로 제시해 온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촉진하고 생명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임을 천명했다.

교구는 당장 생명의 신비 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성체 줄기세포 치료법 개발과 연구에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 연구에 큰 업적을 낸 이를 격려하기 위해 ‘생명의 신비상’을 제정하고 해마다 3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 기금 100억 원은 당시 전 세계 가톨릭 교구 차원에서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지원한 기금으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서울대교구가 가톨릭 생명 운동의 명실상부한 중심축으로 큰 걸음을 내디딘 셈이었다.

2005년 12월 4일 낮 12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외교사절과 국회의원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생명 미사가 봉헌됐다.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생명 미사는 서울대교구 전체 본당에서도 같은 시간에 봉헌됐다.

“과학 기술을 잘못 사용할 때 인간을 비인간화시키고 인간을 수단화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인간의 생명은 그야말로 신비입니다. 인간과 세상과 생명의 주인을 인간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되며, 생명의 주인은 오직 창조주 하느님 한 분뿐입니다.”(2005년 12월 제1회 생명 미사 정진석 추기경 강론 중에서)

실제로 위원회 발족 이후 처음 거행된 생명 미사에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축복 서한을 보내는가 하면, 전 세계 가톨릭 교회 교구들이 속속 지지 서한을 보내 서울대교구의 생명 운동 행보에 힘을 보탰다. 정 대주교는 생명 운동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런 가운데 교황의 축복과 전 세계 교구들의 지지는 큰 힘이 됐다. 한국 교회뿐 아니라 세계 교회 안에서도 이 정도의 지지와 성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 대주교는 교회의 큰 흐름 한가운데 서 있음을 깨달았다. 피할 수 없다는 부담감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성체 줄기세포 연구가 사람들에게 구체적 도움이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톨릭대와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대교구는 격려와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성당을 몇 개 더 신설하지 못한다더라도 생명위원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신자들과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도움을 청합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발족은 그동안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해 온 교회가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거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사목적 결단이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 가톨릭 교회와 국제 사회의 도덕적 요구에 대한 응답과 연대라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이며, 가톨릭 교회의 시대적 사명이기도 했다. 정 대주교는 교회의 생명 운동이 절대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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