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영성
[생활 속의 복음] 연중 제19주일 (마태 14,22-33)
하느님의 목소리는 인간 영혼의 불꽃
2017. 08. 13발행 [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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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중 제19주일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진리의 광채」에서 “하느님의 지혜는 마치 꺼지지 않는 불꽃(scintilla animae)처럼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서 비치고 있습니다”라는 말씀으로 양심(良心)에 대하여 밝혀주셨습니다. 참으로 인간은 하느님의 지혜를 듣고 따를 수 있을 때에 온전한 믿음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1열왕 19,12)

십자가의 요한 성인께서는 「가르멜의 산길」에서 “영혼, 곧 인간은 자기 자신의 초라함을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자신이 죄악들로 가득 차 있음을 마치 한낮의 빛보다 더 밝게 볼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하시면서, 사실 “안타깝게도 고생은 실컷 하면서 대단히 지쳐 있고 뒷걸음질치는 영혼이 있는 반면에 고요함과 쉼 속에 머물면서 앞으로 많이 나아간 영혼들이 있다”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오늘 제1독서는 엘리야 예언자가 단호하게 반대한 아합왕의 부인 이제벨의 위협을(1열왕 19,1-2 참조) 피해 호렙 산에서 지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하느님께서는 “바람, 지진, 불”(1열왕 19,11-12 참조)을 통하지 않고, 오히려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로써 엘리야에게 당신을 드러내셨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영적 고요함 안에서 그분을 뵐 수 있습니다.



성령 안에서 양심이 증언(로마 9,1 참조)

지금부터 약 4년 반 전에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추기경님들 앞에서 “하느님 앞에서 나의 양심을 거듭 성찰한 결과 내 기력으로는 더는 교황의 직무를 적절히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확실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라는 담대한 고백을 하시면서, 이런 이유로 “완전한 자의(自意)에 의해 교황직의 포기”를 선언하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는 바오로 사도께서 지니셨던 주님의 복음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사도께서는 이 모든 것이 “성령 안에서”(로마 9,1) 이뤄진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육(肉)이 욕망하는 것은 성령을 거스르는”(갈라 5,17)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용기를 내어라,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은 ‘인간이 고통받을 때 하느님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하는 신앙의 근본적 질문을 다룬 명작입니다. 작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죽어가는 신자들을 살리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성화(聖畵)를 밟게 되는 로드리고 신부에게서 헤아리려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 너희의 아픔을 나누어 가지려고 십자가를 짊어졌다”는 ‘그분의 말씀’을 들려줍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해 보면, 예수님께서는 “유령이다!”(마태 14,26)라며 당신을 향해 두려움의 비명을 지른 제자들에게 큰 당혹감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몇 시간 전에 제자들은 “배불리 먹은 기적”(마태 14,15-21 참조)을 체험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주님께서는 “나다”(마태 14,27)라고 하시면서, 우리의 “기쁨과 희망과 슬픔과 고뇌”에 함께 하신다고 알려 주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느냐?(마태 14,31)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평일 미사 강론에서 “우리가 주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하여 멈추지 않는다면, 그분으로부터 멀어져서 도리어 다른 소리를 듣게 됩니다. 결국, 그분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이들은 자기 자신만으로 가득 차게 되어, 무신론자가 되거나 냉담자로 떨어집니다”라고 깨우쳐 주셨습니다.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주님께 바라고, 주님 말씀에 희망을 두는”(시편 130,5 참조) 믿음에 불렸습니다. 이 믿음은 우리들로 하여금 바오로 사도처럼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보다 더 큰 자유는 없다”(「복음의 기쁨」 280항)는 확신에 이르게 합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더욱더 충만해지시길 빕니다. 아멘.

정연정 신부(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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