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영성
[아! 어쩌나] 403. 참신앙이란 무엇인가
2017. 08. 13발행 [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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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아주 어렸을 때 세례를 받았습니다. 열심이신 부모님을 따라 성당을 다녔고 기도를 소홀히 하면 심한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신자들은 저를 보고 ‘꼬마 신부님’이라고 불렀고 저도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아서 신부님 흉내를 내곤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은 저에게 사제의 길을 가라고 말씀하시는데 왠지 저는 마음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부모님이 가르쳐 주신 신앙생활이 너무 답답하고 힘겨운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마치 봉쇄 수도원에 사는 수도자들처럼 살라고 하는 말씀이 젊은 제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부모님은 늘 제게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죄인의 심정으로 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한때는 그렇게 살려고도 해봤는데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들어 포기했습니다. 지금은 기도도 신앙도 다 피곤하기만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냉담 아닌 냉담을 해서 부모님과 사이도 좋지 않습니다. 넋두리가 길었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 : 형제님 마음이 아주 힘들겠습니다. 형제님은 지금 신앙생활 발달기 가운데 ‘갈등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전의 신앙생활이 부모님의 뜻을 따르는 유아적이었다면, 지금은 부모님과 심리적으로 분리되어 자기만의 삶을 가지기 위한 갈등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실망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오래전부터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은 신심이 깊고 열심이신데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주님의 전 생애 중에서 수난과 죽음에 너무 초점을 맞춰 살려는 것입니다. 일반 사람들도 늘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살면 우울증에 걸리기 마련인데, 신앙생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죄 탓에 주님이 죽임을 당하셨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우울한 신앙인이 되고, 심한 경우 자신을 자책하고 몰아붙이는 정신적 고문을 하기도 합니다.

형제님은 우울한 신앙생활이 아닌 주님 안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삶에 희망을 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아닌 새로운 멘토를 찾아야 합니다. 많은 부모님이 자식들을 위해 여러 가지 것들을 강요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강요 행위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인형처럼 만들 가능성이 높고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부모님은 자신들의 문제를 보지 않고 아이를 인형처럼 다뤄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하게 반항하거나 혹은 반항할 힘이 없는 아이들은 무기력한 어른으로 되어 갑니다. 신앙이란 이름으로 아이에게 자신의 병적인 콤플렉스를 강요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지 않으면 껍질만 살아 있는 사람이 될지 모르니 조심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이론은 차치하고 내가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는지 아닌지를 아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웃음’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잘 웃는가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웃음은 내ㆍ외적인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능변에 학식이 높다 하더라도 웃음기가 없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는 ‘경쾌한 유머’입니다. 냉소적이 아닌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유머를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존중 의식 즉, 다른 사람들의 영역을 존중해 주는가 하는 것입니다. 심리치료에서는 경계선에 대해 강조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 사이의 간격이 있어야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이지요. 어린나무들은 서로 바짝 붙여서 심지만, 크면 떨어뜨려 놓듯이 사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통제하고 조종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면 그것은 본인의 심리적 문제, 지나친 자기애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식이건 누구이건 성장해 날아가기를 원치 않아서 여러 가지 이유, 특히 하느님의 이름으로 날개를 꺾고 부러뜨리는 행위를 자행하기도 합니다.

주님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의 의미를 잘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성남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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