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종합
탈핵, 경제보다 생명의 시각으로!
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과 공론화…’ 성명서 발표
2017. 08. 06발행 [14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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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가 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힘 기자



핵발전이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7월 24일 정부가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켜 탈핵으로 나아갈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는 단순히 발전소 몇 개를 짓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핵발전과 에너지 전환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과 관련된 공론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성명서를 발표, “눈앞의 이익만으로 핵발전이 초래할 폐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강 주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 △건설에 참여한 기업들의 손해 △핵발전소 건설 중단으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어 입게 될 손해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손해 △발전량 감소로 말미암은 전기료의 원가 상승 요인 등 국민에게 가중될 경제적 부담을 거론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이 아무리 커도 핵발전소 공사를 계속하느냐, 중단하느냐의 선택은 경제적 시각에서만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경제적 가치가 상쇄할 수 없는 더 숭고한 가치, 곧 현 세대와 미래 세대, 생태계 전체의 생명과 안전이 좌우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핵발전소 건설이 무산될 경우, 이 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적 현안 해결은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몫”이라고 못 박았다.

강 주교는 또 중대한 국책사업 추진을 ‘소수 전문가집단의 판단과 결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1973년 ‘전문가들’에 의해 낙태를 광범위하게 허용한 모자보건법 제정과 산아제한 정책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며 인구절벽 시대에 돌입하게 된 점을 예로 들었다. 2010년부터 “전문가들에 맡기라”며 수십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강행한 4대 강 사업이 생태계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강물과 하구, 바다까지 녹조로 얼룩지게 만든 것도 꼽았다.

강 주교는 “전문가들의 견해와 분석을 존중하고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한된 전문가 집단이 모든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국민 다수의 기본적 인권이나 생명권과 관련된 사안에 국민 스스로가 미래 세대까지 포함한 국민 모두의 공동선을 위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선택을 정책에 반영하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핵발전, 혹은 탈핵으로 나아갈지를 좌우할 ‘공론화위원회’의 역할에 두 가지를 주문했다. 우선 공론 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그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방해 국민과 충분한 소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공론화 과정에서 핵발전의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 대한 정보와 함께 윤리적, 사회적 차원의 문제들이 명확히 제시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강 주교는 이를 위해 핵발전과 관련된 정책 결정에 독일 정부가 행정관료나 기술자, 전문가뿐 아니라 종교인이나 학자들이 동참하는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윤리적 가치를 존중하고 균형 있는 판단을 내린 경험을 본받을 것을 촉구했다.

강 주교는 이어 “다른 일은 실패하면 책임지고 물러나면 되지만, 핵 발전소 건설 문제는 아무도 책임을 질 수 없다”며 “그래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 주교는 끝으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부가 선택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되도록 많은 국민이 핵발전에 관한 올바른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이 땅의 생명을 살리고 보호하는 결정에 동참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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