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3040 예술인] (15) 구나영 마리아 (화가)
“작품의 원동력은 사랑임을 깨달았죠”
2017. 07. 16발행 [1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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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이었습니다.”
 

7일 경기도 구리의 화실에서 만난 화가 구나영(마리아, 34)씨는 “제 그림 안에는 살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이 녹아들어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토록 구하려 했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멀게 혹은 가까이 있었음에도 알아채기 어렵고, 나누는 것에는 늘 부족하고 인색했습니다. 제 삶에서 항상 중요했던 것은 그림이었는데 사랑이 작품의 영감이자 원동력이란 걸 깨달았지요. 작품 속 긍정의 에너지를 더 많은 이와 나누고 싶습니다.”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구씨는 2013년 이랜드문화재단 공모작가상과 유중아트센터 신진작가상을 거듭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2년부턴 ‘팀북투(Timbuktu)’라고 이름 붙인 상상의 숲 풍경을 작품 안에 공통으로 담아왔다. 구씨의 작품에는 기쁨ㆍ슬픔ㆍ연민 등 다양한 감정을 단색조로 표현한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팀북투는 서아프리카 말리공화국 니제르 강가에 있는 도시 이름이다.


▲ 구나영 작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한지에 먹과 아크릴. 87 X 118cm. 2014년

그가 교회 안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완성한 작품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덕분이다. 세월호 참사를 접하고 한지에 먹과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슬픔과 분노, 안타까움 등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눌러 담았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고통과 슬픔 사이에서 아들의 주검을 안은 한 여인이 보인다. 신자라면 성모 마리아가 아들 예수를 안고 있는 ‘피에타’ 조각상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선지 작품의 애칭은 ‘피에타’다.

“그동안 저는 제 마음을 표현한 작품을 해 왔습니다. 이기적이었지요. 하지만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는 제 이야기가 아닌 첫 작품이자 첫 성화(聖畵)입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살아남은 이들의 슬픔과 고통을 접하면서 그림 그리는 게 사치로 느껴졌습니다. 한동안 그림을 그릴 수 없었지요. 하느님이 계신다면 그들 곁에 계시라고 기도하며 많이 울면서 그렸습니다.”

구씨는 그림을 그릴 당시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다. 마침 선물 받은 바흐의 음반을 들으며 작품을 그렸는데 그중에 마음을 찌르는 곡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으로 불리는 ‘샤콘느(Chaconne)’였다. 그는 샤콘느를 들었을 때 “빛이 새어나오는 듯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무신론자로 살아왔던 구씨는 세월호 사건과 바흐의 샤콘느로 하느님 존재를 생각하게 됐다. 곧바로 주교좌 명동대성당에 찾아가 예비신자 교리를 들었다. 성경 속에서 예수님 말씀인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12)라는 구절을 발견했을 땐 전율했다.

그는 하느님 자녀로 거듭난 뒤로는 자신의 그림을 보는 모든 이가 예수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림으로 사랑을 채워 주고 다른 이에게도 그 사랑을 나누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전업 작가인 구씨는 “화가로 살기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이라 생계를 위해 잠시 다른 일을 하더라도 결국 내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9월 17~30일 개최하는 개인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생각하면서.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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