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최저임금·근로계약서… 주일학교에서 ‘열공’
서울 노동사목위 주관, 노동 인권 주제로 본당 청소년 대상 강의
2017. 07. 16발행 [1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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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노동사목위원회가 마련한 ‘가톨릭 청소년 노동권리 교육’을 수강한 석촌동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근로계약서를 쓸 때엔 반드시 임금과 계약 기간, 업무 내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해요.”

9일 서울 석촌동성당 교리실. 주일학교 교리교육 시간이 청소년 노동 권리를 전하는 ‘노동교육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노동사목위원회 소속 청소년 노동교육 강사 이은미(미카엘라)씨가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세요?” 하고 묻자, 조별로 옹기종기 모인 학생 20여 명이 이내 “6470원이요”라고 답했다. 강사가 “아르바이트 해 본 사람 있나요?”하고 재차 묻자 “식당에서 해 봤다”는 학생 몇몇이 손을 들고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강사는 이날 강의에서 근로계약서 작성법을 설명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청소년은 하루 7시간, 주 40시간 이내로 일해야 하며, 청소년은 야간 근무를 할 수 없다”는 내용도 전했다. 계약서를 처음 작성해 본 학생들도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근로시간과 임금을 계산해 보며 즐거워했다.

심명균(베드로, 18)군은 “이전에 계약서를 쓸 땐 대충 훑어보고 일하는 데에만 급급했는데, 관련 법까지 설명들으니 의미를 더욱 깨우쳐 좋다”고 했다. 임재혁(요한 사도, 17)군도 “청년이 되어서도 일하게 될 텐데 학교에서도 배운 적 없는 노동 권리 강의를 들으니 실생활에 유익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석촌동본당 주일학교에서 열린 교육은 서울 노동사목위가 주관하는 ‘청소년노동인권교육 숨’ 강좌의 일부다. 강좌 이름 ‘숨’은 창세기 2장 7절(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에서 따온 것으로 청소년에게 ‘노동 권리’의 뜻을 숨처럼 불어넣어 준다는 의미다.

노동사목위는 2015년부터 서울 본당 주일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노동 인권 교육을 해오고 있다. 강의는 전문 강사진 10여 명이 4주에 걸쳐 △1강 노동의 가치와 개념 △2강 정당한 임금 △3강 차별과 성희롱 △4강 근로계약서 작성법 등을 가르친다.

노동사목위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본당 17곳에 강사진을 파견했다. 가톨릭대학생연합회와 동성고등학교 학생에게도 강의하는 등 ‘찾아가는 노동교육의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노동사목위 부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청소년 노동 권리 교육이 청소년 때부터 노동에 대한 의미와 교회 가르침을 익히고, 노동 현장에서 정당한 대우와 권리를 주장하는 존엄성을 함께 일깨우는 시간이 되고 있다”며 “교회 내에서 기본 노동교육이 확산하도록 꾸준히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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