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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낡은 바퀴 의지해 가난한 공소 찾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낡은 바퀴 의지해 가난한 공소 찾아

파키스탄 물탄교구 살렘 신부, 폐차 직전 차량 몰며 공소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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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9 발행 [1422호]
▲ 바퀴만 겨우 굴러가는 소형 승합차로 공소를 방문한 살렘 신부를 공소 신자들이 배웅하고 있다.



덩치가 우람한 서품 2년 차 살렘 신부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좀도둑이 간밤에 성당 마당에 있는 모터 펌프를 훔쳐갔다는 얘기를 하면서도 웃고, 고장 난 차를 그늘에 모셔놓고(?) 뙤약볕 아래서 ‘고난의 행군’을 한 고생담을 늘어놓으면서도 싱글벙글한다.

그는 파키스탄 중부 소도시 브레왈라에 있는 성 베드로 본당을 맡고 있다. 관할 구역은 우리나라의 웬만한 도시 면적보다 넓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공소 10개를 순방하는 ‘길 위의 사제’다.

그의 15년 된 흰색 소형 승합차는 말 그대로 애물단지다. 교구장이 갓 사제가 된 그를 외딴 본당으로 발령내면서 교구청 창고에서 특별히 꺼내준 차다. 찻값보다 수리비가 더 들어갈 것 같은 폐차 직전의 차량이었는데, 엔진까지 뜯어 살려냈다. 교구장이 막내아들을 멀리 떠나 보내는 아버지 심정으로 수리비 120만 원을 줬지만, 모자라서 그가 60만 원을 보탰다.

그런데 처음에는 엔진과 바퀴가 잘 돌아가고, 브레이크도 잘 듣는가 싶더니 요즘은 툭하면 속을 썩인다.

얼마 전에는 30㎞ 떨어진 오지 공소를 다녀오다 낭패를 봤다. 갑자기 차가 멈췄는데, 인적이 드문 곳이라 돌아갈 길이 막막했다. 얼마 후에 천사가 보내 주기라도 한 듯 릭샤(삼륜 오토바이 택시) 한 대가 나타났지만, 운전사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그냥 내뺐다.

흰색 수단이 문제였다. 이슬람 사립학교 교장이나 지도자들도 수단처럼 생긴 긴 옷을 입는다. 색깔도 흰색이다. 하지만 살렘 신부는 그들처럼 수염을 시커멓게 기르지 않았다. 운전사는 수염 없는 살렘 신부를 사이비 종파 사람쯤으로 생각하고 태워주지 않은 것이다. 살렘 신부는 그날 사막의 은수자처럼 이글거리는 태양을 벗 삼아 하염없이 걸어야 했다.

그는 시내에 있는 차량 정비소 단골손님이 됐다. 정비사들은 그가 나타날 때마다 “이 차 끌고 멀리 나가면 큰일 난다”며 걱정한다. 그는 그런 염려도 특유의 낙천적인 웃음으로 받아넘긴다.

그와 함께 변두리에 있는 공소를 방문했다. 공소 주변에 모여 사는 신자들이 “신부님이 왔다”며 좋아했다. 작은 학교를 개조한 공소에는 가난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간신히 바퀴만 굴러가는 차로 공소를 찾아다니는 이유다.

브레왈라(파키스탄)=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후견인 / 잠셰드 앨버트 신부 (물탄교구 사목국장)

물탄교구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가난한 교구입니다. 한국의 형제자매들이 외딴 사목지에서 고생하는 젊은 신부의 발이 되어 주시길 청합니다. 그러면 살렘 신부는 평생 잊지 않고 한국 후원자들을 위해 기도할 겁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물탄교구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9일부터 1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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