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추기경 정진석] (56) 시노드는 계속된다
‘신자 16만’ 몸집 커진 경기 북부 교회, 서울대교구서 분가
2017. 07. 09발행 [14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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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9월 의정부교구 신설 감사 미사에서 정진석(가운데) 대주교가 초대 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정 대주교 왼쪽), 김수환 추기경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서울대교구 제공


서울대교구 시노드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축하하며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크레센지오 세페 추기경과 차관 로베르 사라 대주교가 정진석 대주교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다.

세페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의 시노드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도한다”면서 “모든 과정과 노력이 교황님의 가르침대로 성덕 안에서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덕 없이는 우리의 말과 행동이 현대인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페 추기경의 서한을 읽던 정 대주교는 그동안 기도로써 함께해 주신 교황님과 어려운 순간마다 위로해 주신 주님이 떠올라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감사 기도를 올렸다.

“주님! 제가 한 일은 너무나 미약합니다. 서울대교구의 주교님들과 신부님들, 수도자들과 신자들이 한마음 한몸이 되어 이룬 것입니다. 저희 교구와 한국 교회, 북한의 신자들을 위해서도 축복해 주세요.”

정 대주교는 서울대교구 시노드를 준비하며 주제를 토론하고 뜻을 모아 가는 과정 자체에서 많은 사목적 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결과를 어떻게 실천해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를 통해 시노드 정신을 이해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교서의 내용 중에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각 영역에서 실행하기를 당부했다.

2004년 1월 8일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이 열렸다. 시노드 정신 실현에 모두가 그 소명과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또 9월 22~24일 남양주시 한마음청소년수련원에서 시노드 실천을 위한 서울대교구 사제 대표 연수회를 진행했다.

교구 시노드 후속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활동해 오던 나원균 몬시뇰은 2004년 11월 10일 제13차 회의를 열어 후속위원회 활동을 종료하고 후속위원회가 해 오던 활동은 신설될 교구 기획조정실로 이관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획조정실의 신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서울대교구 시노드 정신에 따라 교구의 사목 정책과 비전을 기획하고 구체화하며 부서별 시노드 후속 실천 계획들을 조정ㆍ감독하는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

교구 시노드를 통해 지구와 본당에서 실행하는 사목 활동을 지원하고 종합적ㆍ전문적인 연구를 수행할 교구 내 연구소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때마침 평신도의 적극적인 교회 참여와 신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서 김수환 추기경 전집 등을 출간했던 가톨릭신앙생활연구소가 교구에 편입을 요청했다. 이를 계기로 교구에서 사목 정책 기획과 연구를 담당해온 복음화사무국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2004년 12월 3일 통합사목연구소를 설립했다. 기획조정실과 통합사목연구소는 2005년 2월 28일 가톨릭회관에서 축복식과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기획조정실의 주요 활동은 교구의 중장기 사목 정책 기획,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의 실천과 구체화, 교구청 제 부서와 지구 업무의 정책적 지원 및 조율, 교구장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 수집 및 분석, 교구 사목평의회 운영 등이었다. 통합사목연구소는 지구 및 본당의 사목 활동을 돕고 교회의 새로운 사목 비전과 정책을 개발하는 교구 내 중추 연구 기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교회 사목 비전과 정책 개발, 소공동체 활성화 방안 연구 등을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정 대주교는 시노드 후속 작업이 몇 개의 부서를 설립하는 것으로 완료되는 것이 아니며, 몇 해 만에 가시적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시노드 결과는 교구 사목의 뼈대를 이루고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오랜 후에 그 열매를 맺는다고 생각했다.

그런 가운데 2004년 6월 24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서울대교구 관할 지역인 경기도 북부 지역을 분할해 의정부교구를 설립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의정부교구 초대 교구장으로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인 이한택 주교를 임명했다.

당시 서울대교구는 전 세계 어느 나라의 대교구와 비교해 보더라도 그 규모가 크게 발전해 있어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교구 분할에 관한 여론이 많았다. 따라서 서울대교구의 분리도 자연스럽게 예측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 대주교는 교황청에서 의정부교구 신설을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크게 당황했다. 정 대주교가 교구 분할 청원을 낸 것이 불과 몇 달 전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빨리 분할 결정이 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교구 분할은 교구장의 요청 이후 빨라야 1년, 길면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었다.

문득 정 대주교는 불과 몇 주 전 의정부 지역 사제들과의 자리가 떠올랐다. 한 사제가 곧 교구가 분할되느냐는 질문을 했었다. 그때 정 대주교는 ‘분할되지 않는다’고 답을 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틀린 대답을 한 결과가 됐다. 그렇다고 모든 과정을 일일이 다 설명해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교구 분할은 사제들에게 아주 민감한 사항이었기에 못내 마음에 걸렸다.

정 대주교는 자신만큼 당황스러울 사제들과 신자들을 위해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교구 사제들이 새로 분할되는 교구인 의정부교구에 이적할지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했다. 교구가 분할되면 자신이 사목하고 있는 현재 위치를 관할하는 교구에 소속되는 것이 통상적인 조치였다. 정 대주교의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결과적으로 173명의 사제가 자유로운 의사로 서울대교구에서 의정부교구로 이적했다. 2004년 9월 16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정진석 대주교와 의정부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의정부교구 신설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이어 10월 11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초대 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의 착좌식이 열렸다.

의정부교구는 설정 당시 본당 54개, 신자 수 16만여 명이었다. 의정부교구는 의정부시, 양주시, 동두천시, 연천군(이상 경기 북부)과 고양시, 파주시(이상 경기 서부), 구리시, 남양주시(이상 경기 동부) 등 총 8개 시ㆍ군을 관할했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교구 분할로 사목 역량을 최대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의정부교구는 ‘찾아가는 교회, 함께하는 교회’로의 성장을 목표로 첫발을 내디뎠다. 정 대주교는 함께 오래 지내던 친동생을 분가시키는 심정이 들었다. 교구 관계자들에겐 의정부교구 요청이 있으면 되도록 모두 들어주라고 당부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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