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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 50년 가시밭에 ‘생명의 씨앗’ 뿌리고 가꿔
설립 50주년 행사 치른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전국회장, 우리농에 관심 가져달라 호소
2017. 05. 21발행 [14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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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갈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생명공동체의 길’뿐입니다.”

2016년 10월 치르지 못한 설립 50주년 행사를 7개월 늦춰 개최한 정현찬(미카엘, 69, 마산교구 금산본당) 가톨릭농민회 전국회장은 남들보다 50돌을 맞는 소회가 더 깊다. 백남기(임마누엘) 전 가톨릭농민회 광주대교구연합회장이 경찰의 물대포로 사망해 50주년 행사도 1년간 늦춰가며 힘겨운 투쟁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 50년 가톨릭농민회의 발자취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50년간 한국 농업은 ‘격렬한 축소 지향’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격변의 반세기였습니다. 그 속에서 가톨릭농민회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바탕으로 생명공동체를 건설해 왔습니다. 50년 역사의 전반기가 농민의 인간됨을 억압하는 구조적 악을 극복하는 데 힘쓴 시기였다면, 후반기 20년은 사회 구조적 모순과 함께 그 뿌리인 반생명, 반공동체적 문명과 물신주의를 극복하는 생명공동체 건설에 주력한 시기였습니다.”

정 회장은 지나온 50년 발자취를 돌아보며 아쉬움과 반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우선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끌어내는 데 부족했고, 농촌 사회 민주화와 공동체적 삶의 실천을 조화롭게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나아가 교회를 ‘진정한 하느님의 교회’로 변화시키려는 누룩으로서의 역할과 노력이 미흡해 믿음과 삶과 운동이 따로 움직였다는 점에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 회장은 “지나온 50년 동안 가톨릭농민회의 성과와 문제를 정직하게 인식하고 성찰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올바르게 설계하고 창조하는 보람찬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농업은 생명 산업이기에 경제 논리로만 풀어서는 안 된다”며 “새 정부의 농정대개혁 또한 사람들의 인식이나 가치관을 ‘생명 가치’로 전환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자본 가치나 자본 논리를 우선시하면 지금까지와 똑같은 생태계 파괴 양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회장은 “지속 가능한 농업이 되기 위해서는 생태계가 복원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친환경 유기농 활성화와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유전자조작농산물(GMO)과 불임 종자 퇴출 문제에도 주목,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GMO 사업단을 즉각 해체하고 토종 종자 개발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최근 들어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 농산물 우수 관리)’ 인증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농약이나 살충제, 제초제 판매가 감소한 농약 회사들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제도”라고 지적하고 “GAP 인증은 친환경 농업이 아니라 화학 농업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만큼 이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끝으로 “현재 가톨릭농민회에서 인증한 농산물의 30%만 교회에서 팔리고 있을 뿐, 나머지는 생협이나 일반 시장에서 팔리는 상황”이라며 “교회에서조차 우리농에 인식이 부족한 만큼 도시 본당에서도 우리농과 생명공동체 운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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