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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뒷이야기
2017. 05. 14발행 [14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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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뒷이야기

▲ 박달(왼쪽 세 번째)씨가 장춘호(오른쪽)신부와 서울 압구정동본당 빈첸시오회 회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이힘 기자




화상 아픔·언어장애 가진 박달씨

성금은 할머니·박씨 치료비 도움

성빈센트 환경마을서 빠른 회복



창간 29주년을 맞아 독자들이 ‘티끌 모아 태산으로’ 모아준 성금으로 새 삶을 살게 된 한 형제를 만났다. 가톨릭평화신문의 사랑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도움을 받은 박달(도미니코 사베리오, 33)씨다. 가톨릭평화신문은 2000년 성탄특집호부터 지금까지 17년째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매주 소개함으로써 애독자들의 성금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우리 이웃들이 새 희망을 품고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으로 피어난 박달씨를 소개한다.



경기도 가평군 연인산로에 있는 지적장애인 생활시설 ‘성빈센트 환경마을’ 성당. 시설장 장춘호(서울대교구) 신부가 주례한 미사에는 장애인 20여 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오른쪽 맨 앞줄에서 진지한 태도로 미사에 임하는 박달씨가 보였다.

1년 5개월 만에 다시 만난 박씨의 첫인상은 단정하고 깔끔했다. 2015년 12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통해 신문에 소개됐을 때의 어두운 기색은 온데간데없었다.

박씨는 신문에 사연이 소개된 후 2016년 2월 열린 성금 전달식을 통해 2600여만 원의 성금을 전해 받고, 그해 11월 14일부터 성빈센트 환경마을에 살고 있다. 오랜 기간 박씨를 도와온 서울대교구 압구정동본당 빈첸시오회(회장 정동균) 회원들이 이곳에서 거주하도록 도와줬다.

박씨가 서울 행당동의 임대주택에서 벗어나 성빈센트 환경마을로 거처를 옮긴 것은 4살 때부터 그를 돌봐온 유일한 피붙이 외할머니(윤재남 마리아, 85)가 최근 치매에 걸려 노인요양시설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성금은 박씨와 할머니의 치료비, 생활비 등으로 소중하게 쓰였다.

박씨는 4살 때 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오른쪽 눈이 멀 정도였다. 이때 충격으로 언어장애가 생겨 지금도 말을 하지 못한다. 2015년 당시 취재 때 만난 외할머니는 “화상을 입기 전엔 말도 잘하고 참 똑똑했던 아이였다”며 “친구들과 불장난을 하다 나일론 옷에 불이 붙었는데 그때 온몸이 새빨개져서 계속 울부짖었다”고 눈시울을 붉혔었다. 그의 부모는 화상으로 괴로워하는 어린 아들을 나 몰라라 한 채 잠적했다.

그날 이후 외할머니는 그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를 졌다. 화상을 입은 자리에선 진물이 쏟아졌다. 외할머니는 거즈를 대고 마를 때까지 부채질을 해줬다. 외할머니와 손자는 그렇게 30년을 살았다.

다시 만난 박씨는 “웅웅~”하며 기자를 반겼다. 환한 표정과 손짓으로 환경마을에서의 생활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무엇이 그렇게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손을 들어 산과 꽃들을 가리켰다. “산과 꽃 같은 자연 안에서 지내는 게 좋다는 의미냐”고 되물었더니,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하트(♡)’ 모양으로 화답했다. 주변 공기가 좋아선지 평생 괴롭히던 피부 진물도 사라졌다.


▲ 박달씨가 독자들을 위해 쓴 메시지. '가통신문 박 달 반깁니다 평화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 박달입니다. 반갑습니다' 라고 써 줬다. 이힘 기자


독자들을 위한 감사의 메시지를 부탁했더니 기자가 내민 수첩에 삐뚤빼뚤 오랜 시간이 걸려 ‘가통신문 박 달 반갑니다 평화’(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 박달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써줬다. 그는 요즘 걸그룹 씨스타 멤버 ‘보라’가 가장 좋다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방준호 사회복지사는 “박달씨는 이곳 형제들 가운데 자신의 의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안다”면서 “앞으로 적성과 욕구를 세밀하게 파악해 제과제빵ㆍ원예ㆍ환경미화 같은 직업재활훈련을 받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춘호 신부는 “독자 여러분의 작은 정성과 사랑이 박달씨가 새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해줬다.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웃음 지었다.

글·사진=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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