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가톨릭평화신문 창간 29주년 특별 좌담회 ‘새로운 대한민국, 복음의 기쁨을’
새로운 출항에 나선 대한민국호,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2017. 05. 14발행 [14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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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항에 나선 대한민국호,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안개 속 정국을 마치고 국민 대통합과 민생 안정을 향한 출발선 앞에 서 있다. 새 대통령과 정치권은 물론 그리스도인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나갈 때 대한민국호는 하느님 보기 좋은 나라로 거듭날 것이다. 【CNS】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안개 속 정국을 마치고 국민 대통합과 민생 안정을 향한 출발선 앞에 서 있다. 새 대통령과 정치권은 물론 그리스도인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나갈 때 대한민국호는 하느님 보기 좋은 나라로 거듭날 것이다. 【CNS】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헌정사를 뒤로하고 미래를 향한 출발선에 섰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해묵은 악습과 부패를 청산해야 하고 국가의 안보ㆍ경제ㆍ외교 위기의 3각 파도를 넘어야 한다. 위기와 혼란을 극복하고 국민화합을 이뤄야 한다. 새 대통령은 어떤 비전과 가치, 리더십으로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 갈 것인가. 가톨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응답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낼 것인가.

가톨릭평화신문은 창간 29주년을 맞아 4월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복음의 기쁨을’이란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본사 보도총국 윤재선(레오) 국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정성환(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신부, 신승환(스테파노,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박찬종(아우구스티노,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변호사가 함께했다.





윤재선 국장(이하 윤) : 이번 대선은 여느 선거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대통령 선출 이후에 우리 모두가 놓쳐서는 안 될 시대적 표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 정성환 신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정성환 신부(이하 정) : 모두가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참된’ 민주주의 정착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민주화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민주화를 이뤘다고 하는데, 한 정권이 민주주의 후퇴를 가져왔다. 민주화를 이뤄낸 국민들은 성숙한 자세로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가는 토대를 잘 가꿨다. 그 토대를 견고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지닌 주권의 힘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국민에 대한 존엄성, 존중 등 이러한 부분이 새롭게 다져져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 신승환 교수(스테파노) 가톨릭대 철학과


신승환 교수(이하 신) :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민주주의를 생활 안으로 정착시키며 민주주의 토착화 문화를 만드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다운 삶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시대적 변화의 시기다. 18세기 서구 근대가 일궜던 문화가 변화를 맞는 시기다. 새 대통령은 이 시대 변화를 읽어내고 서구에서 들어온 자본주의, 과학기술주의, 이데올로기 모순 등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 고민하며 새 패러다임을 짜야 할 것이다.


▲ 박찬종 변호사(아우구스티노)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박찬종 변호사(이하 박) : 1948년 정부 수립 후 69년째에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가 일어났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탄핵에 소극적이었다. 촛불 민심이 탄핵을 견인했다. 헌법적 관점에서 보면 ‘주권재민’(主權在民)을 이뤄낸 것이다. 그것도 평화적으로 이뤄냈다. 우리는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이다. 글자 그대로 백성이 주인이며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뜻한다. 민주공화국에 담긴 이념과 지표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 탄핵 사태의 결과가 민주공화국의 완성 단계로 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윤 :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새 대통령이 우선해서 풀어야 할 과제라면 무엇이 있을까.



박 : 첫째는 부패 종식과 정치 개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몰려버린 이유도 부패 때문이다. 대통령 권한을 헌법대로 행사하지 않았다. 정치 개혁은 헌법대로만 하면 된다. 그동안 헌법대로 하지 않은 탓에 이 사태가 일어났다. 우리나라 대통령 자리를 두고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한다. 대통령이 권력을 모두 움켜쥐고, 그 권력으로 사법기관을 통치하고 측근을 중심으로 권력을 집중한다는 뜻인데 우리 헌법에는 그런 게 없다. 헌법대로 하면 제왕적 대통령이 출현할 수 없다. 헌법대로 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해야 할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정 : 촛불집회 때 보여줬던 두 세력의 이념 갈등을 먼저 풀어야 한다. 촛불과 태극기로 대표되는 두 세력 사이에서 국민들은 분열됐다. 경제적으로도 양극화가 심각해 분열돼 있지만, 먼저 국민 대통합이 새 대통령 앞에 놓인 우선 과제다.

신 : 탄핵을 이끈 건 촛불의 힘이다. 그렇다면 촛불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 첫째 불평등 해소다. 경제적 불평등만이 아니라 법도 평등해야 한다. 법이 잘 안 지켜졌다. 검찰, 언론, 재벌을 보면서 거기서 소외된 이들이 촛불을 움직였다.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개혁이다. 검찰 개혁, 경제 개혁, 교육 개혁. 모두 시급한 문제다. 이 모든 게 불평등에서 벌어진 문제로 본다.



윤 : 경제 개혁 문제에 관해 말해보고자 한다. 빈곤의 구조 안에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해법은 무엇일까.



정 :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안녕과 삶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다. 경제도 정치도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는 것이어선 안 된다. 가난이나 경제적인 소외는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근본 구조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상황이 아니다. 경제 민주화를 이뤄나가야 한다. 특히 분배정의가 이뤄져야 한다. 복지 정책을 잘 활용했으면 한다. 공공재 확보, 공공성 보장 등을 통해 소득 재분배가 이뤄지도록 복지 정책을 펼쳐야 한다.



신 : 문제를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명문대 서열 순서로 부모 소득이 높다는 통계가 있다.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실제로 그런 모습을 많이 느낀다. 요즘 대학생들이 졸업하면 50%가 취업이 안 된다. 취업한 학생 중에서도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상황은 열악하다. 연봉 3000만 원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사태가 심각하다는 사실부터 인식해야 한다. 레오 13세 교황이 발표한 회칙 「새로운 사태」에 나오는 공동선 이야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것을 강조하고 인식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 다음 구체적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 그것은 입법의 문제다. 경제 민주화든, 재벌 개혁이든 합의가 이뤄지는 입법 활동을 통해 고쳐나가야 한다.



윤 : 안보 위기와 혼란은 한국 전쟁 이후 최고조다.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를 일구기 위해선 신앙인부터라도 평화에 관한 확고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외교, 안보, 남북문제를 풀어갈 실마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정 : 국민 통합 저해 요소 중 하나가 이념적 반감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화해와 용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오랜 이념적 논쟁 끝에, 용서와 화해라는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은 뼈아픈 현실이다. 가톨릭교회는 ‘평화는 정의의 열매’라고 말한다. 이처럼 평화를 정의의 결실로 보면서 용서와 화해를 깊이 있는 가치관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사회 통합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또한 남북 교류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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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 첫째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평화, 민주, 정의에 관한 욕구가 팽배해 있고 이를 원한다면 외세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우리 국민 모두가 분단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기 위해 평화와 정의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종북 논쟁 등 분단 이데올로기의 가장 큰 문제는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은 무지에서 온다. 무지란 우리 상황을 모르거나, 북한을 모르거나, 국제 정세를 모른다는 걸 말한다. 한국 교회가 이바지할 부분이 있다면, 무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끊임없이 알려주고 말해줘야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박 : 뾰족한 방법이 없다. 남북한이 똘똘 뭉치면 전쟁 위험이 없다. 분단은 강대국이 만들어냈지만, 남북이 하나가 되면 미국, 중국, 러시아가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전쟁은 일어나선 안 된다.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은 9년간 남북 화해의 길을 봉쇄했다. 미국과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또한 북한도 달래야 한다. 북미가 협상할 때 미국에게 어떻게 해달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핵무기 유도탄 개발을 동결하도록 하고, 체제를 인정하며, 계파 투쟁을 완화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우리 쪽의 통합이 중요하다. 우리의 통합이 가속화되면 그것이 힘이 된다.



윤 : 이런 때일수록 교회가 예언자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를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가톨릭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정 : 교회는 우선 많이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예언자적 활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칭찬받아왔는데 여기에 너무 안주해있지 않았나 싶다. 교회가 중산층화, 기득권화되면서 예언자적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교회 안에서도 사회와 똑같이 이념적, 경제적 분열이 왔다. 양극화도 교회 안으로 들어왔다. 어려운 사람들이 교회 밖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예언자적 삶이 약화됐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야 할 원리들, 교회의 사회 가르침을 너무 소홀히 하지 않았나 싶다. 이를 반성하면서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 교회 안에서도 통합을 꾀하면서 사회적 문제, 양극화 문제, 노동자 문제, 교육문제 등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신 : 모두 옳은 말씀이다. 어떻게 하느냐, 실천의 문제에 달렸다. 신앙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인간이 가진 두 가지 면과 같다. 인간은 개인적 존재이면서도 그와 똑같은 무게로 사회적 존재다. 교회는 내면적 문제에서 개인적 측면을 강조했는데 공동체적, 사회적 존재로서의 측면을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다. 사회적 문제를 나의 문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 학자 울리히 벡은 「자기만의 신」이라는 책에서 왜 유럽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났는지를 진단했다. 젊은이들이 ‘자기만의 신’을 원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불평등 문제, 젊은이 소외 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가 얼마나 뛰어들었는지, 고위 성직자들이 이를 얼마나 자각하고 있는가 돌아봐야 한다. 심각한 문제다. 이 문제에 나서지 않으면 죽은 교회가 된다.


▲ 가톨릭평화신문 창간 29주년 특별 좌담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토론자들. 가톨릭평화신문 창간 29주년 특별 좌담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토론자들.


 

윤 : 교회와 사회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정 : 2030이 처해있는 현실의 시대적 징표는 자립권, 노동권, 생활권 등 구조적 문제다. 이에 대해 교회가 얘기해주고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부분에 나서야 한다.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것을 교회가 실천해야 한다. 신앙생활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것을 실천하면서 교회도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 교회가 실질적으로 나서줘야 청년들이 교회와 함께할 것이다. 그런 것이 없다면 개인 신앙뿐이다. 아파하는 청년들의 동반자가 돼줘야 한다.



박 : 새 대통령과 새 정부가 국민을 위해 정말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일 때 ‘헬조선’이란 단어가 사라질 것이다. 국회가 민생과 관련된, 청년실업 등의 문제를 제대로 다뤄본 적이 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젊은이들이 정치 지도자에게 희망을 걸 수 있고,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하게 해야 한다.



윤 : 가톨릭평화신문이 29주년을 맞았다. 교회 언론으로서 가톨릭평화신문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고언도 달게 듣겠다.



박 : 가톨릭평화신문이 사회와 교회에 기여하는 바 크다고 생각한다. 일반 종합지와는 다른 만큼 할 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의 노력에 존경과 경의를 표하며, 부단한 노력이 열매를 맺길 바란다.

신 : 교회만을 위한 신문을 넘어서는 게 중요하다. 사회에서도 필요로 하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1980년대 가톨릭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 표징을 읽고 실천하며 민주화 과정에 동행했기 때문이다. 시대의 징표를 읽으며 우리 시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요구하는 소리를 내야 한다. 교회 안에서의 역할과 함께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줘야 영향력이 더 커지고 구독자도 늘 것이다. 성찰적 기능이 또한 중요하다. 사회 비판도 하지만 비판만이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제시해줘야 한다. 우리 시대는 변화하는 시대다. 변화하는 시대의 답은 영성에 있다. 영성의 시대에 신문과 방송이 기여하면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정 : 29주년 축하드린다. 교회가 이 시대에 예언자적 소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앞서 논의했는데, 가톨릭평화신문에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까 한다. 신문 제호를 평화신문에서 가톨릭평화신문으로 바꿨다. 가톨릭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취지로 알고 있다. 정체성을 공고히 하면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시대 징표를 읽고 예언자적 소명으로 복음적 가치에 비춰 좌도 우도 아닌 언론으로 거듭 성장하기를 바란다.

정리=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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