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사람들
[현장돋보기] 누구를 위한 법인가
김유리 루치아 정치경제부 기자
2017. 04. 23발행 [14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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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루치아 정치경제부 기자






지난달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하위법령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극심한 진통 끝에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호스피스ㆍ완화의료법의 세부 사항을 결정하기에 앞서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의사, 간호사, 교수 등 호스피스ㆍ완화의료법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들이 저마다 하위법령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대부분 현재 하위법령이 환자에 대한 돌봄의 질을 보장하지 못하며,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들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법적 책임이 지나치게 지워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청회가 후반부로 갈수록 각 분야의 관계자들은 그들의 입장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예정된 시간이 훨씬 지나서까지 질문이 이어졌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려는 참석자와 제한된 시간 안에 토론을 끝내야 하는 사회자 사이에는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공청회장 어디에서도 호스피스 치료를 받았던 환자나, 환자의 가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청회 패널 명단을 다시 봤다. 걸출한 협회나 학회의 전문가들은 많았지만 실제로 임종을 앞두고 호스피스를 받는 환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이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환자가 받는 의료 서비스인 만큼 호스피스 대상자가 공청회에 참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법률의 세부 사항을 정하는 데 환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면 환자의 가족들이나, 호스피스를 경험했던 이들을 섭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호스피스ㆍ완화의료법 제1장 제1조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 법은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 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호스피스ㆍ완화의료법, 과연 누구를 위한 법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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