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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집,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3) 의정부교구 양주 신암리성당

[아버지의 집,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3) 의정부교구 양주 신암리성당

예술과 실용이 조화를 이룬 아담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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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9 발행 [1409호]
예술과 실용이 조화를 이룬 아담한 성당

▲ 양주 신암리성당은 협소한 내부 공간에 공간감을 주기 위해 벽면 양쪽에 수직 창을 내어 빛과 외부 풍광을 받아들이고 있다.

▲ 양주 신암리성당은 구세주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물고기 형태를 띄고 있으며, 입구의 세 그루 전나무는 성과 속을 경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제대 벽면의 네 창과 가운데 심상의 창은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 제단 양면의 세개의 창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드러낸다.



교회 건축에서 ‘예술성’과 ‘실용성’은 늘 부딪치는 주제다. 예술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저속함이나 허식에 빠져 올바른 종교적 감정을 해친다. 또 실용성에 치우치다 보면 풍부한 전례적 표징과 상징성을 잃고 만다. 그래서 교회 건축물은 기능적 공간만이 아니라 전례적 표징을 드러낼 수 있도록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예술성과 실용성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대표적 현대 교회 건축물 가운데 하나가 의정부교구 양주 신암리성당이다.

신암리성당은 경기도 양주 감악산 남서 자락의 햇빛 가득한 산기슭에 터하고 있다. 성당 크기는 165.75㎡(50평). 사제관과 교육관을 겸한 부속건물이 이어져 있지만, 전례 공간으로서 성당 규모는 50여 명이 자리하면 꽉 찰 정도로 아담하다.

신암리성당은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성당 내부를 사다리꼴로 지었다. 신자 자리를 차지하는 공간을 넓히고 상대적으로 제대와 입구를 좁힌 것이다. 또 신자 자리와 제단 좌우로 수직 창을 냈다. 빛과 주변 풍광이 성당 안으로 들어오도록 해 공간감을 넓혔다. 아울러 신자 대부분이 고령임을 감안, 성가대석과 2층 계단을 최소화해 실용성을 더했다.

신암리성당은 언덕 위에 있어 마을 초입에서부터 성당이 훤히 보인다. 성당은 이곳을 찾는 이를 반기듯 부속건물과 함께 팔을 벌린 형태로 지어졌다. 신암리성당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표징하는 여러 상징이 곳곳에 있다. 먼저 성당 입구에는 100년이 넘는 전나무 세 그루가 서 있다. 이 전나무는 방풍 역할도 하지만 무엇보다 거룩함(聖)과 일상(俗)을 구분하는 경계목의 역할을 한다. 제대 좌우로 나 있는 세 개의 수직 창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나타낸다. 또 성당 조명도 3개의 등이 한 세트로 구성되게 마감해 놓았다. 또한 성당 건립에 삼위일체적 의미를 덧씌우자면 이곳 출신 이경훈(바르톨로메오, 서울대교구) 신부와 설계자 김정신(스테파노) 교수, 원로 화가 윤명로(아우구스티노) 교수의 자발적 희생으로 지어졌다. 물론 성전 건립에 도움을 준 많은 은인도 있지만….

신암리성당은 삼위일체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표상한다. 신암리성당은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다. 물고기를 뜻하는 헬라어 ‘익투스’(ΙΧΘΥΣ)는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오랜 표식이다. 설계자 김정신 교수는 “신암리성당이 의정부 지역 신앙의 뿌리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남을 상징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성당 외형뿐 아니라 제단 벽면에 뚫린 십자가 형태의 4개의 창과 그 가운데 심상(心想)의 창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다섯 상처와 ‘성체’를 상징하는 빵 다섯 개를 표현한다. 김 교수는 가운데 창을 내지 않은 이유를 “보는 이의 마음속에서 십자가상이 완성되기를 바라는 의도”라고 했다.

제대, 제대 및 종탑 십자가, 감실, 독서대, 성수대, 스테인드글라스 등 신암리성당내 모든 성물은 윤명로(아우구스티노) 서울대 명예교수의 작품이다. 우리나라 추상화의 대가이면서도 겸재 정선을 동경하는 윤 교수는 스테인드글라스에 ‘하느님 나라’를 우리나라의 산수로 표현했다.

신앙의 역사를 이어주는 공간도 있다. 성당 입구에는 이곳 옛 신자들이 사용했던 필사본 기도서와 전례서들이 전시돼 있다. 또 1907년에 지어진 첫 번째 2층 한옥 성당 그림도 걸려 있다. 성당으로 들어오는 마당의 돌계단도 옛날 그대로다.

신암리성당은 2007년 공소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건립돼 이듬해 성모 성심과 이곳 출신 병인박해 순교자 박다미아노에게 봉헌됐다. 이곳은 원래 병인박해 때 형성된 교우촌이다. 박해를 피해 모인 신자들이 오지항아리를 구워 팔며 신앙을 지켜왔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찾아가는 길



장소 : 경기도 양주시 남면 감악산로 489번길 27-3

미사 시간 : 수요일 오전 10시.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오전 6시. 주일 오전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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