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이상철 신부의 성가이야기] (55) 180. 주님의 작은 그릇 <하>

[이상철 신부의 성가이야기] (55) 180. 주님의 작은 그릇 <하>

독일 찬미가에서 영감 받은 영국 시에서 가사 유래

Home > 기획특집 >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2017.03.12 발행 [1405호]
독일 찬미가에서 영감 받은 영국 시에서 가사 유래





180번 성가 ‘주님의 작은 그릇’ 선율은 17세기에 활동한 독일 음악가 쇼프(J. Schop, 1590~1667)가 만들고 바흐(J. S. Bach, 1685~1750)가 자신의 여러 칸타타에서 사용했다. 특히 이 성가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용으로 만든 칸타타 147번을 통해 널리 알려진 코랄 선율로, 6악장과 10악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칸타타의 주요 가사는 메시아에 대한 예언 내용을 담고 있는 이사야서 11장 1-5절과, 마리아의 노래가 담긴 루카복음서 1장 39-56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독일 시인 프랑크(S. Franck, 1659?~1725)의 시 ‘마음과 입과 행실과 삶은(Herz und Mund und Tat und Leben)’이 가사에 사용됐다. 합창으로 부르는 코랄 부분은 독일의 개신교 성직자이자 음악가였던 얀(M. Jahn, 1620~1682)이 쓴 독일어 찬미가 「예수, 내 영혼의 기쁨(Jesu, meiner Seelen Wonne)」가 쓰였다. 6악장에서는 여섯 번째 연(Wohl mir, daß ich Jesum habe, 예수님과 함께함이 얼마나 행복한가)을, 10악장에서는 열여섯 번째 연(Jesus bleibet meine Freude, 예수께서 기쁨을 주셨도다, 열일곱 번째 연으로 분류되기도 함)을 사용하고 있다.

 

이 칸타타의 한국어 제목은 흔히 ‘예수, 인류 소망의 기쁨’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제목은 독일어 원본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다. 영국의 시인 브리지스(R. Bridges, 1844~1930)가 얀의 ‘예수, 내 영혼의 기쁨’이라는 독일어 찬미가에서 영감을 받아 쓴 ‘Jesus, joy of man‘s desiring’이란 시를 영미권에서 이 코랄의 영어가사로 쓰면서 붙게 된 것이다. 본래 독일어 코랄로 불렀던 가사는 17세기 독일 시인 리스트(J. von Rist, 1607~1667)가 쓴 ‘Werde munter, mein Gemüte(깨어 있으라, 내 영혼아)’이다.

 

가톨릭성가집 180번에 수록된 우리말 가사는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로마에서 수학한 이순금(아나스타시아,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수녀가 만든 것이다. 모두 3절로 구성된 가사의 주제어는 각각 ‘그릇’, ‘정원’, ‘궁전’. 그릇은 “이스라엘 집안아,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는 예레미아 예언서 18장 6절을 인용했다. 정원은 “땅이 새순을 돋아나게 하고 정원이 싹을 솟아나게 하듯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들 앞에 의로움과 찬미가 솟아나게 하시리라”는 이사야 예언서 61장 11절을, 궁전은 “주님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궁전에 계시고 주님의 옥좌는 하늘에 있어 그분 눈은 살피시고 그분 눈동자는 사람들을 가려내신다”는 시편 11편 4절을 기초로 삼고 있다. 운을 맞춰 아름답게 꾸민 가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친교’와 ‘나눔’을 강조하는 영성체 성가로 분류돼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 휴대전화 어플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지면에 소개된 성가를 들을 수 있습니다.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