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청, 여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문화평의회 산하 여성 자문단 발족, 모든 부서 활동에 여성의 시각 반영되도록
2017. 03. 19발행 [1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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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의회 산하 여성 자문단 발족, 모든 부서 활동에 여성의 시각 반영되도록

▲ 잔프란코 라바시(오른쪽) 추기경이 7일 여성 자문그룹 발족식에서 자문 위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바티칸=CNS】



“교황청 타 부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부서에도 ‘매니저급’ 여성이 한 명도 없습니다. 교황청에서 여성은 대부분 행정 비서죠.”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란코 라바시 추기경은 7일 여성 자문단 발족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자문 위원들이 매니저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성 위주의 교황청 부서에 여성 고유의 관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평의회가 교황청을 통틀어 처음 여성 자문단을 발족한 이유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언론, 의료, 예술, 정치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37명이 이 그룹에 참여했다. 이란인, 칠레인, 유다인, 개신교인 등 국적과 종교도 다양하다. 문화평의회는 “이들은 거의 다 일과 직장에서 벗어나기 힘든 여성들”이라고 소개했다.

남녀평등 사회지만, 성직자 위주로 일이 돌아가는 교황청은 여성의 ‘무풍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교황청이 여성의 위상과 역할 제고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 일부에서는 여성이 설 자리가 없는 교황청 부서들을 가리키며 비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덜 성직자 중심적이면서 평신도에게 힘을 실어주는 교회, 여성의 역할 확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변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많다.

라바시 추기경은 자문단 발족이 이 같은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화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여성은 우리가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공식 문서를 포함해 부서의 모든 업무 활동에 여성의 목소리와 시각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자문 위원으로 참여한 로마 평신도센터의 도나 오르수토 사무총장은 “남녀가 교회와 사회의 선익을 위해 함께 일한다는 인식 자체가 중요하다”며 “특히 우리의 논의 범위를 여성과 여성 문제에 국한하지 않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또 “여성이 교회에 참여하는 방법은 앞으로 다양해질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좋은 출발”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위상 제고와 역할 확대는 교황이 중점을 두는 사안 가운데 하나다. 교황청 부대변인에 여성 언론인 그라시아 오베헤로를, 바티칸 박물관장에 세 자녀를 둔 바바라 자타를 임명한 것이 대표적 예다. 모두 최초의 파격 인사다.

△여성도 발 씻김 예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 개정 △초대 교회 여성 부제 역할에 관한 연구 지시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 의무 기념일(7월 22일)의 축일 승격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교황은 지난해 5월 기도 지향 주제를 ‘여성에 대한 존중’으로 정하고 “여성들이 존중과 존경을 받고, 그들의 중요한 사회적 기여가 높이 평가받도록 기도하자”고 호소한 바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인터뷰: 문화평의회 의장 잔프란코 라바시 추기경



라바시 추기경<위 사진에서 맨오른쪽>은 ‘ZENIT’(제니트, 로마에 있는 독자적인 가톨릭 통신)와 인터뷰에서 “교황은 늘 바티칸에 여성의 목소리가 부족한 것을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또 “어려움이 있고, 구조가 복잡하고, 역사가 ‘무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선가 시작하는 것이 필요한다”며 여성 자문단 발족이 제도와 관행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밝혔다.

“어디든 공간이 있어야 한다. 남자라서 혹은 여자라서 자동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면 성별에 관계없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 말이다. 경쟁력이 없고 준비가 안 됐는데도 남자라서 교황청에 들어온 사람들이 없지 않다.” 그는 “여성은 남성이 의심조차 해본 적 없는 것을 짚어주곤 한다”며 자문단 활동에 기대를 걸었다.

“여성 자문위원들은 실질적 기능을 할 것이다. ‘장식용’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그들은 벌써 어떤 계획과 관련해 내 생각을 비판하면서 다른 것을 내밀었다. 한 예로 문화평의회는 인공지능과 정보혁명 등에 관한 주제로 총회를 준비 중인데, 그들이 ‘실현 가능성 없음’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학자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밝힌 입장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개회식을 직접 맡겠다고 나섰다. 개회식은 TV 쇼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는 “바티칸에서 여성은 주로 비서직과 행정직을 맡고 있는데, 그건 (바티칸의) 실수”라며 “교황이 말했듯이, 교황청 부서의 어떤 기능은 여성이 할 수 있고, 여성에게 위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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