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본당
[당신께 봉사함이 기쁩니다] (4) 서울대교구 가톨릭농아선교회 자원봉사부 안경이 대표봉사자
손짓 몸짓 표정으로 주님 사랑 전해
2017. 02. 12발행 [14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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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 몸짓 표정으로 주님 사랑 전해

▲ 안경이(강단 오른쪽)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자원봉사부 대표봉사자가 중급반에서 청각장애인 교사와 함께 수화를 가르치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의 언어인 수화는 손짓이나 몸짓, 표정 등으로 말의 뜻을 형상화하기에 우리말 구조나 의미, 문법과 문체와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수화는 점자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한국어’로 불린다.

간호사 출신의 주부 안경이(체칠리아)씨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었다. 수화 봉사였다.

“때론 ‘아수라장 같은’ 병원 응급실에 가면, 순서가 있습니다. 피가 얼마나 나는지를 봐가며 그 차례대로 대응하고 치료합니다. 어느 날 밤늦게 응급실에 근무하던 중 TV에 나올 법한 사건이 터져 새벽 두세 시까지 얼마나 바빴는지 모릅니다. 한데 어느 환자분이 서너 시간을 그냥 기다리기만 한 겁니다. 저도 그때는 수화를 하지 못해 어렵게 확인해 보니 변비 증세였어요. 허망했지요.”

안타까웠던 기억 때문에 그는 수화반에 등록했다. 본당 주보를 통해 수화교육을 한다는 공지를 본 뒤였다. 그렇게 배우면서 시작한 수화 봉사가 벌써 20년 차로 접어든다. 처음에야 어설펐지만, 이제 수화는 그의 삶 일부가 됐다.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서울 수련원 건물을 빌려 쓰는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사무실은 이제 그의 아지트와도 같다.

특히 미사 전례 수화 통역은 그를 비롯해 가톨릭농아선교회원들만이 할 수 있는 전매특허 같은 봉사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은 수염이 있기에 ‘수염이 길어’라는 약속을 하고, 수염이 긴 사람도 하나둘이 아니니까 ‘믿음이 강한 사람’이라고 덧붙이는 식이죠. 약속이면서 공유입니다. 그런 약속은 다른 단체에선 알 수가 없지요. 가톨릭 수화인 셈입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미사 전례 수화 통역을 해줄 봉사자는 그리 많지 않다. 들고나는 게 다반사이고, 배우다가도 적성이 맞지 않으면 탈퇴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에 수화 통역 봉사자는 38명이나 된다. 6개월 차에서 27년 차까지 다양해 수준차도 크다. 또 대부분이 여성 봉사자다. 수화 교육과정은 계속되고 있다. 수화 단어를 배우는 기초반 과정부터 청각장애인 교사와 함께하는 중급반, 매일 미사 독서반이나 미사통상문반까지 계속해서 배우도록 이끈다.

배움이 어려운 만큼 보람도 크다. 수화 통역은 그의 신앙을 단단하게 해줬다.

“봉사하기 전만 해도 하느님, 특히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는 그는 “봉사를 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수화 통역을 하기 위해 말씀을 새기고 묵상을 거듭하면서 하느님에 대한 신뢰가 더욱 깊어졌다”고 고백한다. 이어 “그런 과정을 통해 믿음이 견고해지지 않았다면, 아마도 봉사를 계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한다.

봉사는 결국 그에게나 청각장애인들에게나 ‘다 같이 성숙해 가는 신앙 여정’이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1957년 10월 서울 돈암동본당 농아부로 시작했다. 그리스도교 정신에 기초해 청각장애인 회원들의 복음화와 선교, 복지 증진, 친교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수화 교육과 대외 활동을 통해 교회와 사회에 청각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고취하고자 한다.

봉사 문의 : 02-995-7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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