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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함이 기쁩니다] (1) 김점옥 헬레나(성가복지병원 호스피스 봉사자)

[봉사함이 기쁩니다] (1) 김점옥 헬레나(성가복지병원 호스피스 봉사자)

말기 환자 마지막 길에 따뜻함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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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1 발행 [1396호]
말기 환자 마지막 길에 따뜻함 선사

▲ 간호사 출신 호스피스 봉사자 김점옥씨가 성가복지병원 호스피스 병동 병상에서 박 안나 할머니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1코린 13,8)

교회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하나이며 분리할 수 없는 계명’이라고 가르친다(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20항 참조). 따라서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일치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신앙의 활력을 입증한다. 이에 2017년 서울대교구 사목 지침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을 새기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만나 본다.





삶의 막장, 그 맨 밑바닥에서 만나는 삶과 죽음처럼 눈물겨운 게 또 있을까?

간호사 출신 봉사자 김점옥(헬레나, 57, 서울 태릉본당)씨는 매주 화요일 한 줄기의 빛도 닿지 않는 지하 700m 갱도의 끝과 같은 처지에서 늘 죽음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만나고 또 헤어진다.

돈 한 푼 내지 않아도 내원만 하면 알아서 다 치료해주지만, 끝내는 말기에 이르른 환자들이 찾는 성가복지병원 7층 호스피스 병상을 통해서다.

말기 암 환자인 박희순(안나, 83)씨와의 만남도 그런 경우다. 남녀 다 합쳐도 겨우 대여섯 남짓한 이들만 외롭게 누워있는 병상에서 박씨는 통증을 견디며 투병한다. 그런 그에게 김씨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다가가 기도해주고, 기타를 치며 성가도 불러주고, 발 마사지도 해주고, 웃음치료도 해주며 동반한다.

“동행이지요. 아무도 알지 못하는 길, 죽음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막막하고 눈물 나는 이들과 함께하는 여정입니다. 교리로야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건 또 다른 문제지요. 살아 있을 때만이라도 가족과 함께하며 화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좀더 밝고 환하고 따뜻한 가운데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그가 처음부터 호스피스 봉사자로 활동한 건 아니다. 대학에 다닐 땐 호스피스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1994년 명동성당에서 3일 교육을 받은 게 시초였다. 그러다가 성가복지병원 간호 봉사자로 있으면서 1999년 가톨릭대 성의교정에서 1년간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과정을 이수하며 호스피스 봉사에 나섰다. 한때는 7지구 가정간호와 호스피스 봉사를 병행했고, 이후엔 성 바오로 가정 호스피스센터에서도 5년간 활동했다.

그렇게 활동할 수 있었던 힘을 두고 그는 “이것저것 잘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웃는다.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봉사자로 남았다”는 것. 하지만 간호사로도,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로도, 아마추어 기타 연주자로도 부족한 게 없어 보인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년 이상을 통증만 느끼며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말만 하기보다는 노래도 불러주며 추억도 떠올리게 해주고 생각의 길을 바꿔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가장 힘든 건 역시 돌보던 환자가 하느님 품에 안길 때다. 그럴 때마다 힘겨웠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단련이 됐다. 그저 ‘편하게 가셨기를’ 하고 기도할 뿐이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이제 봉사는 자연스럽게 그의 삶이 됐다.

글·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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