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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평화-커버스토리] 아동학대- ‘내 아이 내 마음대로 폭력’ 안 돼

[이땅에평화-커버스토리] 아동학대- ‘내 아이 내 마음대로 폭력’ 안 돼

박한선 과장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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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발행 [1350호]



“부천 아동학대 사건의 부모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지만, 사회의 병적인 구조 안에서 이런 사건은 재발할 겁니다. 우리 사회는 함께 어울려 살지 않고, 서로에게 관심이 없지요. 부천 아동학대 사건의 부모는 사실 우리의 모습입니다.”



학대 받았던 부모가 가해자로

경기 이천 성안드레아신경정신병원 박한선 정신과 과장은 “우리나라 전체 가정의 절반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며, 사실 모든 부모가 아동학대의 위험성이 있거나 지금 학대를 하는 중”이라며 “다만 과거와 달리 핵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에 (밖에서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환경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부모가 학대받은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학대를 받았던 부모는 학대의 경험을 유일한 훈육 방법으로 인식하고, 자식에게 같은 방식의 훈육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한부모 가정과 같은 결손가정, 부모가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의 병력을 갖고 있거나 재난 등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도 아동학대 유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과장은 이밖에 사회에서 훈육을 위한 체벌을 용인하는 문화와 폭력을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 아동을 부모의 소유물로 간주하는 문화가 아동학대를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박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 학대받은 아동은 급격한 뇌 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에 신경생리기능이 손상된다.

“장기간 학대에 노출되면 주의력과 지능이 저하되고, 낮은 자존감과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갖게 됩니다. 심리적 문제가 악화하면 자살과 같은 자학 행동이 나타나거나 심각한 수준의 정신 병리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부천 아동학대 사건의 가해자 부모는 처벌받는 것이 두려워 아들의 시신을 훼손했다. 죄책감은 없으면서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두 갈래의 마음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폭력에 의존한 훈육이 아동학대로


박 과장은 “프로이트가 언급한 것처럼 수치심(부끄러움)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경향이 강하지만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사회적 산물이기에 폭력이 폭넓게 용인된 사회에서는 폭력에 대한 죄책감이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이 같은 엽기적인 사건을 보면 가해자를 아주 사악한 인간으로 매도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끔찍한 범죄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적절한 교육과 사회 질서, 법과 윤리, 종교적 가르침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자기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 나가지요. 하지만 적절하지 못한 교육 등으로 인한 부적절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행동의 적절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합니다.”

박 과장은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문화에선 아동에 대한 학대가 사회적으로는 잘못된 것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음을 경계했다. 아동학대가 일어난 경우 이를 개인적 부도덕함으로 간주하면 올바른 해결은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과장은 “폭력에 의존하는 훈육과 같이 구시대적인 양육 태도는 아동학대라는 엄청난 결과를 낳는다”면서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과 아동학대를 목격하면 초기에 차단하도록 신고의무자가 신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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