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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평화-커버스토리]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이 친부모

[이땅에평화-커버스토리]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8명이 친부모

실태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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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발행 [1350호]
실태와 사례

▲ 그래픽=문채현



부모가 초등학생 아들을 학대하고 살해해 3년 동안 냉동고에 보관해 온 ‘부천 아동학대 살인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후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11살 딸을 2년여 동안 집에 감금하면서 굶기고 폭행한 ‘인천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한 후 경찰이 ‘장기 (학교) 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전수조사 결과, 전국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은 220명이었다. 결석 이유가 확인되지 않는 아동이 12명이었고, 그중 한 명이 부천 아동학대 사건 피해 소년이었다.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이를 학대한 부모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10개월 난 아기가 보챈다는 이유로 엄마가 아기에게 플라스틱 공을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고, 25일에는 두 살 의붓아들을 지속해서 폭행해 실명에 이르게 한 계모가 징역 8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보육교사에 의해 일어나는 아동 학대도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아동학대 의심사례 신고는 2001년 2606건, 2005년 5761건, 2010년 7406건, 2014년 1만 5025건에 이르는 등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2013년 처음으로 1만 건을 넘긴 후(1만 857건) 1년 만에 38% 증가했다.

실제 피해 아동 수는 2014년 기준으로 1만 27명이다. 남아(53%)와 여아(47%)가 비슷하고, 연령대는 7~17세가 71.9%였다. 특히 중학생(13~15세) 연령대가 23%로 가장 많았다. 3세 이하 영아 학대도 18.6%에 달했다. 학대 가해자는 대부분 부모로 81.8%를 차지했다. 대리양육자(9.9%), 친인척(5.6%)이 뒤를 이었다. 부모를 제외한 이들 중에는 유치원 종사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도 17명에 이른다(2014년).

학대 유형은 보호자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는 ‘방임’이 19%, 언어폭력, 위협과 같은 ‘정서 학대’가 16%, 폭력을 행사하는 ‘신체 학대’가 14%, ‘성 학대’가 3%였다. 여러 가지 학대가 함께 이뤄지는 ‘중복 학대’는 48%에 달한다.

학대받은 아동들을 보호, 치료하고 아동학대 예방활동을 하고 있는 기관은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www.korea1391.org)을 비롯해 전국 56곳으로, 아동학대 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조사를 한다. 경북북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가 운영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아동학대 사건은 극히 일부다. 아동보호기관에 도움을 청하지도 못하고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살레시오회가 운영하는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센터장 이창범 수사) ‘드림쉼터’에도 학대받은 청소년들이 머물고 있다. 드림쉼터는 가출 청소년을 비롯한 위기 청소년들이 쉬어갈 수 있는 시설이다.

드림쉼터 소장 황철현 신부는 “이곳에 오는 가출 청소년 대부분이 아동학대(가정폭력) 피해자”라며 드림쉼터를 거쳐 간 청소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2주 전 쉼터를 찾아온 서주원(가명, 19)군은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했다. 아버지는 양육비도 주지 않고, 아이 셋을 아내에게 맡기고 떠났다. 이혼 후 엄마는 맏이인 서군을 때리기 시작했다. 서군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너는 어떻게 네 아버지를 그대로 닮았느냐?”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우울증을 앓았던 엄마는 어린 아들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는 말까지 했다. ‘신체 학대’(폭력)와 ‘정서 학대’(언어 폭력)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서군은 폭행을 견디다 못해 얼마 전 집을 나왔다. 대학 진학은 포기했다.

김서윤(가명, 19)양의 엄마는 김양을 낳은 직후 집을 나갔다. 화물차 운전하는 일을 하던 아버지는 딸을 돌볼 수 없었다. 갓난아기 때부터 할머니 손에 맡겨진 김양은 부모의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 할머니도 김양에게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먹이기만 했다. 무관심 속에 자란 김양은 지적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또래보다 인지능력이 떨어졌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고아’라고 놀림을 받았다. 15살에 가출했다. 방황하다가 임신까지 하게 됐다. 아이를 출산하고 지금은 미혼모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황 신부는 “부모의 학대 때문에 집을 나온 아이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며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황철현 신부(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 드림쉼터 소장)




황철현 신부는 “때리는 것뿐 아니라 자녀를 사랑해주지 않는 것도 폭력”이라고 말했다.

드림쉼터는 갈 곳 없는 ‘위기 청소년’들이 쉬어갈 수 있는 일시 쉼터다. 보통 일주일 정도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가지만,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단기ㆍ중장기 쉼터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곳에 오는 청소년 대부분이 아동학대 피해자다. 아동학대가 가출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폭력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죠. 아이를 사랑해주지 않고 돌보지 않는 것도 학대예요. 쉼터에 온 아이들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걸 어색해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은 누구나 사랑을 받고 성장할 권리가, 부모는 자녀를 사랑해줄 책임이 있습니다.”

황 신부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한다고, 말을 안 듣는다고 해서 아이들을 때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맞는 아이들은 폭력에 길들게 되고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황 신부는 “청소년드림센터는 폭력 피해 청소년을 비롯해 가출 청소년 등 모든 위기 청소년들이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라며 “1년 365일, 24시간 문을 열어 놓고 청소년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청소년드림센터는 살레시오회가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시설이다. 문의 : 02-2051-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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