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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함께] ④ 이른둥이들이 신생아중환자실에 간 사연

[생명과 함께] ④ 이른둥이들이 신생아중환자실에 간 사연

이른둥이들의 생명줄, 꽉 잡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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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4 발행 [1349호]
이른둥이들의 생명줄, 꽉 잡아주다

▲ 우리나라는 평균 출산율은 1.3명으로 최하위권이지만 이른둥이 출산율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성모병원‘가톨릭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에서 특수치료를 받고 있는 이른둥이. 이지혜 기자


이른둥이(미숙아)를 낳아본 엄마들은 안다. 아이의 체중을 가리키는 숫자 하나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가, 숫자가 올라가면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되는 절박한 상황들을.



부모들은 신생아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호흡기를 달고 온갖 의료기기에 의지하고 있는 작은 생명을 보면서 마음을 졸인다. 신생아집중치료실은 출산의 기쁨보다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한 곳이다.



결혼 평균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산모들의 이른둥이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른둥이를 낳아 힘겨워하는 산모들과 이른둥이들을 치료하고 있는 여의도성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 의료진을 만나봤다.



이른둥이 엄마들의 걱정 그리고 눈물


지난해 초, 임신 27주에 1.2kg 체중의 아기를 출산한 박경선(가명)씨는 아기를 출산한 날 의사로부터 오늘을 넘기기 힘드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 태어날 당시 폐가 미성숙해 계면활성제를 투여했는데 폐에 기흉이 생기는 위급 상황에 놓였다.

대학병원 암 병동의 간호사인 박씨는 양수가 새는 걸 가볍게 여기다가, 21주에 경부 길이가 짧아져 고위험 산모로 입원한 터였다. 1.2kg이었던 아기는 7주 동안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특수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퇴원했다.

박씨는 “가망 없던 우리 딸, 출산 후 안정될 때까지 인큐베이터 앞에서 7시간 동안 지켜보셨던 교수님을 잊을 수 없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정말 천운으로 이 병원을 가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2014년 6월에 아들 쌍둥이를 출산한 임지영(클라라, 33) 씨는 조기진통과 전치태반(태반이 자궁 출구에 매우 근접해 있거나 출구를 덮고 있는 증상)으로 임신 24주부터 입원생활을 시작했다. 37주에 출산한 쌍둥이의 몸무게는 2.65kg, 1.88kg. 큰아들은 조리원으로 함께 들어가고, 둘째 아들은 엄마와 떨어져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2주간 특수치료를 받아야 했다.

“인큐베이터에서 호흡기를 차고 바동거리는 아기를 보는데 만져볼 수도 없고 너무 안타까웠어요. 아이 표정이 슬퍼 보였고, 눈물도 고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이른둥이는 증가

이른둥이는 임신 37주 미만 또는 최종 월경일로부터 259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일컫는다. 출생 체중이 2.5kg 미만인 경우 저체중 출생아로 분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미숙아(이른둥이)ㆍ저체중아 진료환자 수는 2009년 1만 6223명에서 2013년에는 2만 6408명으로 5년간 62.7%가 증가했다. 이른둥이 출생률은 1993년 1만 8532명에서 2011년 2만 4647명으로 33%나 증가했다. 전체 총 출생아 중 이른둥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2.6%에서 5.2%로 늘었다. 현재 이른둥이는 전체 출생아 중 약 7%에 달한다.

통계청의 출생통계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1993년 출생아 수는 71만 5826명에서 2012년 48만 4550명으로 19년 동안 32%가 감소했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 최하위권에 드는 심각한 저출산 상태다.

산부인과 및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이른둥이를 출산하게 되는 이유로 만혼과 노산, 스트레스 등 사회적 요인을 꼽는다.

여의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소영(아가타) 과장은 “사회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젊은이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결혼을 일찍 한다고 해도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때 임신을 하기 때문에 고위험 산모와 이른둥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사회 전체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장 성인경 교수
▲ 성인경 센터장(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이른둥이 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반드시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대부분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인터넷 정보로는 쉽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성인경(헬레나, 소아청소년과) 센터장은 “이른둥이를 낳은 엄마들은 자신의 잘못인 양 지나치게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데 산모가 완벽하게 건강해도 이른둥이를 낳을 수 있다”며 “부모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잘 기다리면 아기가 더 잘 낫는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집중 치료에 대한 수요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시대 풍조에 맞서 생명존중 문화에 이바지하고자 ‘가톨릭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고위험 신생아와 선천성 이상이 있는 신생아 치료를 위해 전문 분야 간 유기적 진료협력 체계를 구축해, 전문의들의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신생아 집중치료센터에는 출생 후 생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중증 질환을 앓는 신생아들이 입원한다. 대부분 폐와 호흡기 관련 질환이 많으며, 장이 미성숙해 수유가 진행되면서 장천공이 일어나는 질환도 있다. 심하면 망막증이나 뇌출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신생아의 의료기술은 80년대 말부터 급격히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일본이나 미국의 신생아 의료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최근 수십 년간 임상 경험을 보면, 대부분 잘 낫고 치료를 못 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성 교수는 “생명 존중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한 가톨릭 병원의 정체성을 살려, 원목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신생아들을 위해 수시로 기도해주고, 의료진을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성 교수는 “부모들이 우리를 믿고 24시간 내내 맡긴 아이들을 한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서 “의료진들과 부모들은 믿음에 바탕을 둔 관계이므로 그 믿음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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