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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평화-커버스토리] 아픈 가슴에 못을 하나 더…

[이땅에 평화-커버스토리] 아픈 가슴에 못을 하나 더…

유흥식 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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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0 발행 [1347호]



“이번 ‘한ㆍ일 위안부 합의’가 제대로 된 합의라면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기뻐하면서 잔치라도 열지 않으실까요? 그런데 오히려 할머니들 가슴에 못이 하나 더 박힌 것 같습니다. 정부는 합의하기 전에 할머니들을 가장 먼저 생각했어야 했습니다.”



졸속으로 이뤄진 합의

1일 나눔의 집에서 만난 유흥식(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주교는 “피해 할머니들의 생각과 합의 내용 사이에 굉장한 거리가 있는 것 같다”면서 “졸속으로 이뤄진 합의”라고 비판했다.

유 주교는 과거 나치가 수백만 명을 학살한 장소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몇 차례 언급하며 “일본군 위안부도 그에 못지않은 반인륜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반인륜적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뉘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학살의 가해국인 독일은 수차례 사죄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돌 기념행사에서 독일 메르켈 총리는 “나치 만행을 기억하는 것은 독일인의 영원한 책임”이라고 말했고, 5월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때는 “역사에 종지부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위안부 합의에서 한일 두 나라는 “이번 발표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ㆍ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임을 확인한다”고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정부 차원에서 다시는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유 주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대해 계속해서 사과하는 독일의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전 세계적으로 ‘반인륜적 사건은 (공소) 시효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최종적ㆍ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본은 10억 엔(약 98억 원)을 지원해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피해 할머니들은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배상’은 불법으로 남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이 손해를 물어 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이번 재단 설립이 배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회는 할머니들과 함께할 것

유 주교는 “일본이 진심으로 과거 잘못을 인정한다면 그에 따른 법적 배상이 따라야 한다”면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를 한다면서 배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주교는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4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평화와 화해 미사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초대해 함께하시고 위로하셨다”면서 “교회도 교황님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유흥식 주교 (주교회의 정평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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