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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신심 한국적으로 화폭에 옮긴 화가 5人 5色

성모 신심 한국적으로 화폭에 옮긴 화가 5人 5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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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31 발행 [1316호]


한국 교회 신자들의 성모 신심은 실로 대단하다. 성모 마리아가 지닌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모진 박해를 딛고 성장하는 한국 교회를 품는 상징이 됐기 때문이리라. 시대를 풍미한 화가들은 이 같은 성모님 사랑을 친숙한 한국 어머니로 형상화해 화폭에 담았다. 5월의 끝자락 가장 한국적인 성모님을 표현한 대표적인 화가들의 작품 한 점씩 들여다보며 묵상에 젖어들어 보자.

▲ 장발 작,‘칠락의 묵주기도 성모’, 판넬에 유채, 88x128cm, 1963

▲ 장우성 작, 한국의 성모자와 순교복자.

▲ 방오석 작, ‘성모께서 하늘의 모후로서 면류관을 받으심’, 화선지에 묵채, 54x124.5cm, 1974

▲ 김기창 작, 주님 탄생 예고, 비단에 채색

▲ 심순화 작, ‘평화의 모후’, 아크릴, 130x100cm, 2014



▨칠락(七樂)의 묵주기도 성모

우석 장발(루도비코, 1901~2001) 화백은 한국 서양 화단의 개척자이자 성미술의 선구자다. 서울대 미대 초대 학장을 역임한 그는 동시대 화가들을 성미술계로 이끈 인물로, 한국 성모성화 토착화에 획을 그은 이다. 수많은 그의 작품 가운데 제작 45년 만에 공개된 작품이 있다. 2008년 화단에 공개된 ‘칠락의 묵주기도 성모’ 작품은 학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1963년 제작해 1965년 서울 정동 작은 형제회 수도원 축복식 때 봉헌한 이 작품은 오랜 기간 수도원 내부에 설치돼 있었던 터라 학자들도 알지 못했다. 반세기가 흘러 모습을 드러낸 그의 작품은 주님 잉태부터 승천에 이르는 성모 마리아의 7가지 기쁨을 되새기는 프란치스칸 고유의 묵주 기도를 표현한 것. 천상 모후의 관을 쓴 성모님을 중심으로 주님 잉태ㆍ엘리사벳 방문ㆍ출산ㆍ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장면 등 기쁨의 순간을 좌우에 형상화했다.



▨주님 탄생 예고

“내 힘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야! 하느님이 내 손에 쥐여 주신 붓을 이제는 하느님께 돌려드리고 가야 해!”

운보 김기창(베드로, 1914~2001) 화백은 ‘예술과 신앙은 하나’라는 신념을 지닌 현대 미술의 진정한 거장이었다. 운보는 ‘예수 생애’ 30점 시리즈 작품을 비롯해 1만여 점의 다작을 남긴 대가. ‘예수 생애’ 시리즈에서 예수와 함께 등장하는 성모는 전통 풍속화로 그려낸 운보만의 상징적인 인물묘사를 보여준다.

작품 ‘주님 탄생 예고’를 보면 구름을 타고 내려온 대천사 가브리엘이 댕기 머리에 단아한 자태로 물레질하는 성모 마리아에게 나타나 그리스도의 잉태를 알린다. 성모 마리아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주님 뜻을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한국의 성모와 순교 복자

인물화의 대가 월전 장우성(요셉, 1912~2005) 화백은 성모자화를 통해 새로운 동양화풍을 이어간 화가다. 그 가운데 1949년 바티칸 ‘국제성미술전’에 출품했던 ‘한국의 성모와 순교복자’ 작품은 그의 인물화 기법과 성모 신심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순교복자와 함께 세 폭 제단화로 그려낸 이 작품은 성모님이 예수님을 한쪽 팔에 안고, 한쪽에는 요한 세례자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마치 격식을 갖추고 궁궐에 들어서는 가족처럼 보이는 그림은 세련미가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정갈한 모습이다.



▨성모께서 하늘의 모후로서 면류관을 받으심

방오석(마르가리타, 77) 화백은 성모님을 어머니로 여기며 살아온 화가다. 꿈에 나타난 성모님의 승천은 그의 반세기 화업을 잇는 힘이 됐다. 수많은 그의 성화 작품 가운데 1974년 작 ‘성모께서 하늘의 모후로서 면류관을 받으심’은 겸손하고 단아한 한국의 성모님을 그대로 드러낸다. 왕후 복장을 한 성모님은 찬란히 빛나는 천상 구름 위에서 면류관을 받고 있다. 이 그림은 ‘영광의 신비’를 드러낸 6폭짜리 병풍 맨 마지막에 있는 작품이다.

방 화백은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은 겸손과 성모님의 우리를 위한 한없는 기도를 표현한 것”이라며 “성모님을 많이 사랑하자”고 권했다.



▨평화의 모후

심순화(가타리나, 53) 화백은 서울 당고개 순교성지를 성모님의 따뜻한 품으로 그려낸 주인공이다. 그의 작품 또한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가운데 ‘평화의 모후’는 지난해 그린 작품이다.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성모님은 세계 다양한 민족을 대표하는 얼굴색이 다른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 있다. 평화가 더욱 필요한 중앙아시아 어린이는 아예 성모님 치맛자락을 붙들고 있고, 그 앞의 남북한 어린이들은 올리브 나뭇가지를 마주 잡고 화합을 꿈꾼다. 평화로움의 절정을 표현한 이 작품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됐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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