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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23세 교황 지구본’ 한지로 복원한다

‘요한 23세 교황 지구본’ 한지로 복원한다

내구성 8000년… 문화재 복원분야에서 우수성·가치 인정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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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2 발행 [1309호]
내구성 8000년… 문화재 복원분야에서 우수성·가치 인정 받아

▲ 교황청 접견실에서 지구본을 바라보고 있는 요한 23세 교황. 외교부 제공



성 요한 23세(1881~1963) 교황의 애장품 ‘요한 23세 교황 지구본’을 한지를 활용해 복원한다.

외교부는 요한 23세 교황 박물관(이탈리아 베르가모)에 소장돼 있는 교황 지구본 복원에 한지가 사용될 것이라고 3일 발표했다. 그동안 유럽 문화재 복원에는 주로 일본의 화지(和紙)가 사용됐다.

둘레 4m가 넘는 요한 23세 지구본은 성인의 애착이 담긴 유품이다. 생전에 입버릇처럼 “전 세계는 나의 가족”이라고 말했던 성인은 1958년 즉위 이후 거대 지구본을 접견실에 놓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사무처에서 지구본을 접견실에 두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번번이 성인의 요청을 거절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구본을 향한 성인의 열망은 2년 후 말씀의 선교수도회(신언회)에서 거대 지구본을 선물하면서 마침내 이루어졌다.

이후 성인은 접견실에서 손님을 맞을 때마다 지구본 앞에 서서 “어디에서 오셨느냐?”고 물으며 지구본으로 내빈의 국가를 확인한 뒤 대화의 물꼬를 트곤 했다. 지구본에는 1940년대 전 세계 교구가 상세히 표시돼 있어 가톨릭 교회의 중요 문화재로 꼽히고 있다.

요한 23세 지구본은 세월의 흔적을 이기지 못하고 상당 부분 손상됐다. 이에 지난해 바티칸 박물관 수석 복원가 키아라 포르나챠리가 복원 필요성을 제기하자 ‘교황 요한 23세 재단’이 이를 받아들여 지구본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복원 전문가들이 제출한 제안서 중 한지를 활용해 복원하겠다는 이탈리아의 문화재 복원가 넬라 포치의 제안이 최종 발탁돼 4월 말부터 복원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넬라 포치가 “테스트 결과 한지의 내구성이 8000년에 달할 만큼 견고해 현재 이탈리아 시장에서 취급하는 일본 화지를 능가하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화지는 내구성이 1750년 정도다.

외교부는 지난해부터 유럽에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이탈리아와 유럽의 복원가를 대상으로 ‘한지 워크숍’을 열고 있다. 넬라 포치가 한지를 접하게 된 것도 워크숍을 통해서다. 요한 23세 지구본이 한지로 복원된다는 것이 결정되면서 바티칸 박물관도 한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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