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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천주교 신자는 신천지 '표적'

[긴급진단] '이단' 신천지 실태와 심각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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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6 발행 [1250호]
[긴급진단] '이단' 신천지 실태와 심각성<중>

개신교 예방활동 강화하자 천주교로 눈돌려

신천지 드러내지 않고 성경공부 빌미로 접근

재밌는 비유풀이 방식으로 성경 자의적 해석


   "제가 (신천지 신학원에서) 나올 때 신입반에 있던 사람들 중 천주교 신자가 20~30% 정도 되는 것 같았어요. (수강생 중) 현직 수사님도 있고, 레지오 (마리애) 단장님도 있는 걸 확인했고요. 전에는 한 반에 천주교 출신이 1~2명이었는데 지금은 (숫자가) 상당합니다."

 지난해 신천지에서 운영하는 '신학원'에서 성경공부를 했던 천주교 신자 A씨가 신천지 위험성을 알리고 있는 누리방 게시판에 남긴 글은 충격적이었다. 신천지 성경공부를 하는 천주교 신자 숫자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수도자까지 있다는 것이다.

 주로 개신교 신자를 포섭 대상으로 삼았던 신천지는 개신교계가 몇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신천지 예방활동을 벌이면서 포교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정보가 취약하고 이단 사이비에 대한 경계심이 약한 천주교 신자들을 노리고 있다.

 신천지의 전도방법은 △지인 전도 △노방 전도 △모략 전도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인 전도는 아는 사람을 포섭하는 것이고 노방 전도는 거리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전도하는 방법이다. 모략 전도는 우연을 가장한 계획적 접근으로 성경공부를 유도하는 수법이다. 신천지에 포섭돼 신학원을 다녔던 천주교 신자들에게 신천지를 접하게 된 계기를 들어봤다.

 신천지를 전혀 알지 못했던 이승혜(가타리나)씨는 4년 전 어렸을 때부터 한 동네에 살며 가깝게 지낸, 천주교 신자 지인으로부터 "성경공부를 하는 곳이 있는데 어머니와 함께 꼭 가보라"는 부탁을 받고 어머니와 서울에 있는 신천지 신학원을 찾았다.

 "저는 가끔 생각나면 주일미사에 참례했던 '무늬만 신자'였어요. 신앙심도 깊지 않은 데다 일 때문에 바쁜 사람한테 성경공부를 하라고 하니 거절했죠. 그런데 그 절친한 지인이 "내가 이렇게 간절하게 부탁하는 데도 안 되느냐?"고 애원해 안 갈 수 없었어요. 성경공부를 처음 해봤는데 재미있었어요. 뭐랄까. 하느님에 대해 깨우치는 기분이었어요."

 신학원에 다니면서도 종종 미사에 참례했던 이씨는 "어느 순간부터 (천주교) 기도문이 엉성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부님의 강론도 왠지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실하게 수업에 참석했지만 이씨는 그곳이 신천지 신학원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신학원은 4개월이 지나서야 신천지라는 것을 밝히고 교주 이만희와 신천지교회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이씨는 그만 두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지인은 "신학원 과정만 마치고 이야기하자"고 설득했다. 간절한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두 달을 더 다닌 이씨는 입교를 하지 않고 신천지에서 빠져나왔다. 그 후 이씨는 한 개신교 신학대학에서 이단상담학을 공부하고, 자신처럼 신천지에 포섭된 천주교 신자들 회심을 돕는 상담사 일을 하고 있다.

 독실한 신자였던 청년 박 요셉(가명)씨는 '모략 전도'를 통해 신천지를 접하게 됐다.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박씨는 '사회복지사 모임'에 참석하다가 천주교 신자인 젊은 여성 두 명을 알게 됐고, 종교가 같아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다.

 어느 날, 셋이 함께 있던 자리에서 여성 한 명이 다른 청년에게 "성경공부하는 데가 있는데 같이 가 볼래?"하고 말을 걸었다.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박씨에게도 자연스럽게 "같이 가자"고 제안했고 평소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던 박씨는 흔쾌히 동의했다.

 박씨는 성경공부를 한지 두 달 만에 신천지라는 것을 알고 공부를 중단했다. 박씨는 "그 누나들이 신천지 신도였고, 내게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지금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백 요한(가명)씨는 하루 2시간씩 기도를 바치고, 본당 레지오 마리애에서 활동하며 십일조까지 봉헌하는 건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그는 성경공부를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고 다짐하고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알아봤지만 시간이 맞는 적당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고민하던 중 친한 초등학교 동창이 "좋은 성경공부 프로그램이 있는데 같이 가자"고 권유해 따라갔는데, 몇 달을 공부해 보니 신천지였다. 백씨는 성당에서 배운 기존 교리와 내용이 많이 달라 신앙생활에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백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천지의 위험성을 주변 신자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신천지 신학원은 비유풀이 방식으로 성경을 가르친다. 그림과 도식까지 활용해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가르치는 신천지 성경공부는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재미가 있다고 한다. 취재 중 만난 한 신자는 "오랫동안 성당을 다니면서도 성경을 읽어본 적이 없던 내가 신천지 신학원을 다니면서 아침에 눈을 뜬 후 잠들 때까지 오로지 하느님만 생각하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신천지에 포섭된 신자들은 다니던 성당을 떠나지 않고 추수꾼(위장 신자)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승혜씨는 "레지오 마리애나 본당 단체에서 활동하는 추수꾼들이 적지 않다"면서 "그들은 절대 신천지 신도임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천지의 추수꾼 교육 동영상을 보면 "성당과 개신교회는 우리의 추수밭"이라며 "신자들이 많이 모이는 주일에 추수밭으로 접근해 미사(예배)가 끝나고 나오는 신자들을 포섭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추수꾼들이 성당에서 '지인 전도'를 시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추수꾼들은 신자들의 가정 형편, 근황 등 상세한 정보를 모아 신천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신천지 신도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자들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고 성경공부로 이끈다.

 이씨는 "신천지 성경공부를 했던 신자들은 잘못된 것을 깨닫고 빠져나오더라도 대부분 신앙을 회복하지 못하고 교회를 떠난다"면서 "교회가 신천지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 신자들이 신천지에 빠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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