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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직업 기쁜신앙] '넘실대는 파도를 넘어'

[이색직업 기쁜신앙] '넘실대는 파도를 넘어'

경정선수 김경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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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2 발행 [1011호]
경정선수 김경민씨


▲ 김경민 선수가 경기 중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코너를 돌고 있다.

 "경기 시작 직전 계류장(보트가 대기하는 곳)에서 넘실대는 푸른 물을 보며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순간이 가장 떨리면서도 설레는 순간입니다. 이때 경정 선수하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죠."
 
 김경민(요한 세례자, 32,광주대교구 운남동본당)씨는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151명의 경정선수 중 한 명이다. 경정은 6명의 선수가 길이 3m 정도의 1인승 모터보트를 타고 1800m의 거리를 달려 순위를 가르는 수상 스포츠다. 다소 위험해 보이긴 하지만 6척의 모터보트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역동적인 모습으로 코너를 도는 모습은 경정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 김경민씨
 
 순위 싸움 치열해 부상 위험도 많아

  경정은 관객들이 돈을 걸고 하는 사행성 게임이기에 성적에 따라 희비가 분명히 엇갈린다. 김씨는 "경정은 선수 자체를 사랑해주는 진정한 팬이 드물다"며 "돈이 걸려있기에 성적이 좋으면 팬이 많이 생기지만 조금만 성적이 나빠져도 엄청난 비난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했다.
 
 우승만 하면 제법 큰 돈을 벌 수 있기에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경정 선수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몸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하기에 보통 경기 이틀 전부터 굶기 일쑤다. 또 순위 싸움이 치열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코너를 돌 때 보트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잦아 부상 위험도 많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다치지 않는 것이 우선이기에 경기시작 전 '저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결승점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해달라'고 늘 기도드립니다."
 
 2005년 경정에 발을 들여놓은 김씨는 데뷔하자마자 4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 했다. 경기만 하면 1등을 하고 언론의 주목까지 받아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었지만 그의 성적은 곧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부와 명예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자만에 빠졌죠. 혼자 잘난 줄 알고 있다가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니 큰 충격을 받고 방황했어요. 한동안 냉담하다가 그때 하느님을 다시 찾게 됐죠."
 
 김씨는 경기가 끝나면 주말에 광주로 내려가 초등부 교리교사 활동을 시작했다. 성당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방황도 끝냈다. 경기를 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던 그가 이제는 보기 드문 낙천주의자로 변했다.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지만 그는 "올해는 잘할 겁니다"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 김씨는 "경정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솔직히 돈 때문이었다"고 고백하며 "처음에는 돈에 집착하기도 했지만 하느님께서 제가 딱 필요한 만큼 수입도 채워주시는 것을 깨닫고는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하느님이 필요한 만큼 채워주셔

  김씨는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려면 훈련에만 매진해야 할 텐데 올해는 본당 청년회장까지 덥석 맡았다. 경기장이 있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과 광주를 오가며 교리교사활동에 청년회까지 하려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듯하다.

 "제 목숨을 당신 손에 맡기오니 주 진실하신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구원하시리라"(시편 31,6).
 그의 경기용 헬멧에 새겨져 있는 성경 구절이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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