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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고고씽!] 김남성 신부편

때론 '아저씨'로 불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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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2 발행 [989호]
때론 '아저씨'로 불리지만..



'구립서초유스센타'는 현재 내가 살아가는 본당 같은 곳이다.
 가톨릭에서 본당이라고 하는 곳은 대개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성직자와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함께 봉사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공동체이자 공간이다.
 그러나 서초유스센타는 그런 본당이 아니다.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종교와는 상관없이 각자 자신의 필요에 의해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내가 속한 이곳 '본당'에서는 미사가 봉헌되지 않는다. 요가를 비롯한 각종 사회체육과 각종 음악교실, 어린이 독서실, 일반 독서실, 청소년 카페, 외국어 교실, 각종 문화강좌, 사회교육, 국제교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를 '사목'이라고 부르지 않고 '사업'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보통 신부들이 담당하고 있는 본당과는 많이 다르다. 나는 이런 '본당'의 주임신부다.
 신학교에서 교구사제 양성과정을 거쳐 사제품을 받고 본당 보좌신부로 가톨릭교회 울타리 안에서 살아왔던 나에게 구립서초유스센타라는 본당은 낯선 부분이 많다.
 신자가 아닌 이들을 더 많이 만나고 가톨릭 전통 전례와는 동떨어진 일들을 하면서 '과연 교회가 이런 일들을 왜 해야 하는가', '내가 왜 이런 곳에 와 있는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던져본다.
 성직자로 살아오면서 과연 나는 사회에 얼마나 충실히 복음을 전해왔을까.
 특히 청소년사목을 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가톨릭교회 가치를 이 사회 청소년들에게 전하며 살아왔을까.
 솔직히 본당이라는 울타리 안에 안주하면서 그 안에 있는 청소년들만이 전부인양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가톨릭교회는 교회 밖 청소년들에게도 사목적 관심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도 가톨릭 정신과 가치관에 입각한 프로그램을 교회 밖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건강한 인격을 갖추고 성장해 간다면 장차 종교를 가톨릭으로 선택하지 않을까. 또 굳이 세례를 받지 않더라도 암묵적인 가톨릭 지지자로 남지 않을까.
 내가 속한 서초유스센타 본당은 미사를 봉헌하지 않고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어 참 기쁘다.
 그리고 이 본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보통 나는 관장님, 때로는 아저씨라고도 불리지만 미신자 청소년들을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어 또한 행복하다.
 본당 신부의 행복은 분명 본당 신자들에게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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