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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고고씽!]'함께'가 주는 기쁨과 힘

[예수님께 고고씽!]'함께'가 주는 기쁨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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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8 발행 [987호]
▲ 박경근 신부(서울대교구 가톨릭스카우트 담당)

지난 7월 8일부터 22일까지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됐던 세계청년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본 대회 기간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미사가 7월 15일에 시드니 달링하버 바랑가루에서 봉헌됐습니다.
 개막미사를 준비하는 시간에 역대 대회와 관련해 대표자들이 나와서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1989년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개최됐던 세계청년대회에 평신도로 참석했다가 성소를 발견하고, 2000년 로마에서 개최된 세계청년대회에는 사제로 참석했다는 한 이탈리아 신부님의 이야기였습니다.
 세계청년대회에 참가할 때 처음에는 몇십만 명이 모인다는 것이 솔직히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데 무슨 특별한 일이 있겠는가?', '일회적으로 끝나는 행사에 참여하고 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염려와는 달리 많은 청년들이 하나의 믿음 안에 모여 분출하는 에너지는 상상 이상의 것이었고, 여러 장벽을 넘어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과 힘이 됐습니다. 비록 언어의 장벽은 있을지라도 그 장벽을 넘어서는 '하나 됨' 안에서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은총의 자리였습니다.
 신기한 말을 하는 것도 성령의 은사겠지만, 말과 생각과 삶의 자리가 다른 사람들이 언어를 넘어서며 통교를 이루는 것도 엄청나게 커다란 성령의 은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규모로 진행되는 이런 행사뿐만이 아니라, 사실 방학 때, 대부분의 본당이나 교회 청소년 기관에서 진행하는 캠프나 각종 프로그램도 '함께함'을 통해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께 가까이 가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행사를 위해 여름 더위와 싸우며 준비한 담당자들은 행사가 끝나고 나면 때로는 자신들의 기대만큼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실망하기도 하고 회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앞에서 이야기했던 이탈리아의 어느 신부님의 경우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결과를 함께 하는 장을 통해 우리에게 주십니다.
 함께 모인 사람들과의 친교를 통해 체험한 하느님에 대한 기억과 앎이 '무위'로 끝나지 않고 삶의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서 우리들의 삶을 조용히 변화시켜간다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의 여름이 스스로와 함께 한 이들에 대해 감사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 지나치지 않은 것이라 믿습니다.
 바쁜 여름을 지낸 후의 시간이 청소년들과 더불어 지냈던 이들 모두에게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지나간 과정들에 대해 감사하고 그 안에 존재했던 소중한 체험과 기억들을 간직하는 때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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