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조승현 신부 "이름 없는 헌신, 봉사의 힘"

[사제의 눈] 조승현 신부 "이름 없는 헌신, 봉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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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6 22:00 수정 : 2022-09-19 17:07


<사제의 눈>이 바라보는 시선은 좌도 우도 아닙니다. 위로는 하늘이고 아래로는 낮은 곳을 향합니다. 전임 사제 앵커 신부님들의 뒤를 이어 사제 논평 코너인 <사제의 눈>을 맡은 저 또한, 그 시선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많은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태풍 '힌남노’가 준 상처는 깊었습니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도로는 사라지고 건물은 물에 잠겼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이 아파하는 마음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 피해를 당한 대구교구 포항 구룡포 성당의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진흙 범벅이 된 장의자와 물에 젖은 온갖 기물들의 모습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를 암담함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시련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습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준 희생입니다.


특히 구룡포 본당 신자이기도 한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은 자원봉사가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폭우로 피해를 당한 성당에는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성당에 나와 복구 작업에 함께했습니다. 멀리 고국을 떠나 타향에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이지만 어려움 앞에서는 국가와 출신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포항뿐만이 아닙니다. 추석 명절 연휴에도 명동 밥집에는 사랑의 나눔 봉사가 이어졌습니다. 연휴에도 자원봉사자들은 쉬지 않고 노숙인들에게 한 끼의 음식을 대접했습니다.


궂은일 가리지 않고 팔을 걷어붙여 봉사했습니다. 묵묵히 쌀을 씻어 밥을 지었고 설거지를 했습니다. 모두 조용히 그러나 정성껏 자신이 맡은 봉사를 했습니다.


우리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에 큰 감동과 위로를 받습니다. 감동을 하는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원봉사자의 이름 없는 헌신입니다. 자신을 들어내지 않고 이름마저도 봉헌한 이들이 자원봉사자입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진심으로 봉사합니다.


피해자와 수혜자들이 퉁명스럽게 불평불만을 쏟아내도 봉사자는 거칠게 대하지 않습니다. 주위가 혼란스럽고 여건이 미비해도 봉사의 마음과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소리 없이 묵묵히 환한 미소로 희망을 전하며 봉사의 길에 임합니다.


찬바람 부는 연말에 자신을 감추고 어렵게 모은 돈을 기부하시는 이들의 모습에 세상은 온기를 느낍니다. 그렇게 온 지도 모르게 다녀간 자원봉사자들의 작은 정성들이 모여 이루는 결과는 언제나 놀랍기만 합니다.


여전히 우리의 사랑을 전해야 할 어려운 곳들이 있습니다. 코로나와 경제 불평등으로 자원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더 많아졌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근처에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의 도움이 필요한 곳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재난은 우리 삶의 터전을 파괴하더라도 사랑의 연대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이름 없는 헌신, 봉사의 힘’입니다. 구룡포 성당을 비롯해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찾으시길 기도하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2-09-16 22:00 수정 : 2022-09-1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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