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정수용 "이젠 기후도 불평등"

[사제의 눈] 정수용 "이젠 기후도 불평등"

Home > NEWS > 사회
입력 : 2022-08-12 22:00 수정 : 2022-08-13 08:06


지난 8일부터 며칠 동안 중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서울 도심과 인천, 그리고 수도권이 대규모 침수 사태를 겪었습니다. 시간당 강수량이 역대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올 봄에는 동해안 일대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무려 213시간 동안 불이 꺼지지 않아 산림과 민가에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 최장 시간의 산불이었습니다.


2년 전인 2020년에는 무려 54일 동안 지속된 장마를 경험했습니다. 당시 한 달 넘게 매일 비가 내리자, 보시는 것처럼 "이 비는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이미지가 SNS에서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역사상 유래가 없는 폭염이 한반도를 휩쓸었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 까지 치솟았고, 서울도 기상관측 111년 만에 39.6도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폭염일수는 무려 31.2일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이 같은 기상 이변은 이제 더 이상 이례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기록적"이란 수식어가 무색하게 매년 새로운 기후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후위기의 피해가 더 가난하고 더 약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이번에 발생한 중부지역의 집중호우로 신림동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사는 일가족 세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 가운데 한명은 발달장애를 겪고 있었다 하니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강남역 일대에서 값비싼 수입차가 침수돼 보험금으로 새 차를 구입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전국 32만 가구가 넘는 반지하 주택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폭우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습니다.


똑같은 기후위기를 겪지만 그 피해는 결코 동일하지 않습니다. 가장 약한 사람, 가장 가난한 사람이 먼저 피해를 겪기에 이젠 "기후 불평등"이란 말도 등장했습니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이젠 쪽방촌의 폭염과 반지하의 집중호우는 우리 이웃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기후위기를 막아야하고, 좀 더 과감하게 탄소중립을 앞당겨야 할 것입니다.


지금 먹는 수준의 육식, 지금 타는 수준의 자가용, 그리고 지금 쓰는 수준의 일회용품을 줄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무분별한 소비는 가난한 이웃에게는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이젠 기후도 불평등"입니다. 이번 집중 호우로 목숨을 잃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하느님께서 위로해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아울러 생태적 회심을 바라는 모든 이들과 함께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2-08-12 22:00 수정 : 2022-08-13 08:06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