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익의 뉴스공감] 정범구 "독일 폭염인데, 겨울 동사 걱정…한국은 태평"

[오창익의 뉴스공감] 정범구 "독일 폭염인데, 겨울 동사 걱정…한국은 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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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12 18:34 수정 : 2022-08-12 18:54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

○ 진행 : 오창익 앵커

○ 출연 : 정범구 / 전 주독일 한국대사


(주요발언)
- "유럽 화두, 우크라이나·기후변화·코로나"
- "독일, 홍수·가뭄·산불 빈발"
- "독일 에너지 수급 비상…겨울철 동사까지 걱정"
- "한국 기후위기 논의 거의 없어"
- "한국 정부, 의제 중요 순위 내놔야"
- "에너지, 식량 문제 국가 비전 없는 한국"


정범구 전 주 독일 한국대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유럽을 갔다 오셨다고요.

▶2년 못 나가다가 다녀왔습니다.


▷독일대사로서 임무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셨다가 처음으로 나가신 거잖아요. 저희가 유럽관련 뉴스를 많이 듣는데 유럽 관련 뉴스가 하나는 에너지 관련 뉴스가 많고 그다음에 기후, 이상고온. 실제로 가서 보시니까 어떠세요.

▶유럽 국가를 괴롭히는 큰 주제는 세 가지. 하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에너지 위기 문제, 식량 문제도 우리는 지금 다루질 않고 있습니다만 식량문제, 난민문제, 최근에는 원자력 발전소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군이 군사공격하면서 핵전쟁까지 발발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크죠. 우크라이나 문제가 크고요. 크게 우크라이나 문제, 기후변화문제, 지금 독일 같은 경우 40도가 넘는 고온을 처음 겪고 있는데요.

프랑스 같은 데는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수를 끌어오는 수온이 올라가서 원자력 발전소를 정지할 정도로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고요. 세 번째는 코로나 문제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코로나가 만성이 돼서 정부 당국이 대처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기후변화문제, 코로나 문제 이게 유럽을 힘들게 하는데 이 문제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해서 궁금한 게 40도라고 하셨는데 베를린이라고 친다면 어느 정도 온도여야 보통 온도라고 할 수 있나요.

▶기준이 있습니다. 이상기후라고 할 때 30도 이상의 고온이 연중 20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 독일에서는 이상기후라고 하는데 벌써 이 기준을 훨씬 넘어섰고 통계 이전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게 저도 이번에 독일에서 느꼈습니다만 독일날씨가 이탈리아나 남부 스페인 지중해날씨처럼 변하고 있어요.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끼고 있죠.


▷독일은 원래 여름에 우리도 에어컨을 많이 쓰는데 그런 문화가 없었습니까?

▶유럽은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국 같은 경우에 집에 에어컨 있는 경우가 거의 없죠. 요새는 자동차에 에어컨을 장착하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벤츠 같은 고급자동차에도 에어컨은 특수사항, 그럴 정도로 날씨가 여름에 선선했는데 지금 독일의 고온뿐만 아니라 잦은 홍수, 가뭄 그리고 독일에서 산불이 빈발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이런 표현을 썼어요. 독일에 산불이 많이 난다는 건 독일인들의 정체성 자체를 태우고 있는 거다. 독일문화를 키워낸 게 독일의 울창한 숲인데 숲들이 불타고 있거든요.


▷기후위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어떨 때는 고온으로 어떨 때는 폭우, 산불로 이러면 감당하기 어렵고요.

▶이거는 독일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의 캘리포니아 산불, 호주의 지난번 산불, 가뭄같이 이미 기후변화가 전문가들이 과거에는 기후변화를 경고했지만 이제는 일반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외신을 통해서 보면 그래도 독일 사람들은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어서 기후위기 문제나 에너지 대란문제에 대해서 잘 대처하고 있다. 대선 때도 나온 유명한 RE100 이런 것도 유럽연합이 주도해서 나가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짧은 시간에 모든 문제를 다루긴 어렵지만 당장 긴급한 당면 과제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정세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입니다. 우크라이나의 구체적인 전황도 매일 언론들이 보도하지만 당장 독일 같은 경우 시급한 건 에너지 대란이거든요. 독일 경우에는 천연가스 수입의 55%를 러시아에 의존했습니다. 전부 파이프로 받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독일이 앞장서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도 가스 공급을 확 줄이고 있죠.

한 예를 들면 지금 독일의 경제부 장관이 국민들에게 가스 저장고를 풀탱크하기 위해서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표현을 했는데 독일이 갖고 있는 가스 저장고를 풀탱크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24만 기가와트라고 하는데 이게 독일 전체 소요량의 4분의1이 안 돼요. 이것도 75% 현재 채워 넣고 있는데 중요한 문제는 독일은 9월부터 벌써 추위가 옵니다.

과연 어떻게 넘길 것인가. 가스 확보 문제가 있고 아울러서 그것 때문에 가스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죠. 시민들에게 아주 이중고로 오고 있고 이런 에너지문제가 오니까 이게 확산되다가 녹색당 정치인들 중에서도 올해 말까지 폐기하기로 했던 원자력 발전을 더 연장하는 게 어떻겠냐는 논의가 나오고요. 당장 겨울이 닥치는데 독일 정치인들이 볼 때는 자칫하면 동사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독일 같은 최선진국에서 동사를 걱정할 정도면 심각한 상황이네요.

▶구 동독지역에서는 지금부터 갈탄이라는 게 있어요. 갈탄 생산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가 독일 정부가 급해지니까 10월 1일부터 다시 채굴하라고 명령했는데요. 이산화탄소 발생의 아주 주범인데 이거부터 독일 정부가 보조금을 많이 주면서 폐쇄하기로 했는데 급해지니까 생산을 다시 하자는 겁니다. 갈탄은 화력발전소용으로도 들어가지만 개인 가정 난방용으로 많이 쓰여요. 싸니까. 구 동독지역에서는 다시 갈탄난로를 들여오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이 군대를 보내서 공격하는 거로 시작했지만 거기서 퍼져 나오는 파급 효과는 에너지대란, 식량문제 이거는 에너지문제에 막혀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세계 5위 밀 생산국이고 러시아는 2위 생산국 아닙니까? 그런데 전쟁 때문에 수출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터키가 중재를 해서 일부 수출이 시작되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가격대란 이런 게 예정돼 있죠.


▷그러면 독일 정치인들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싶을 텐데요. 그런 움직임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은 여러 주체들이 개입돼 있지 않습니까?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지만 뒤에서 미국이, 어떻게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위기에서도 미국산 천연가스 값들은 올라가고 미국도 엄청난 무기시장이 활성화 되니까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가 하는 건 모든 독일 정치인들의 고민이지만 쉽지 않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이런 에너지대란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당면한 에너지위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봐야 하는 건 독일이 지금까지 일관되게 지켜 왔던 정책들이 완전히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에너지 얘기하는 김에 사실 남 얘기하자고 나온 게 아니고 우리도 심각한데 막상 한국에 들어와 보면 한국에는 이런 문제가 논의가 거의 없어요.


▷독일은 정치인이나 언론, 일반 시민들이 위기를 느끼면서 논의도 되고 정책도 만들어 내는데 한국은.

▶여기는 태평성대예요. 해수부 공무원이 자진 월북이냐 아니냐, 납북 어부들이 살인범이냐 아니냐. 이거 언제 때 얘기를 지금 끄집어내서, 그 문제도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국정의 우선순위라는 것들이 있을 텐데 다른 모든 사안들을 제쳐두고 다룰 정도로 한가하냐. 이런 걱정을 하고요.

가스문제를 제가 얘기를 했으니까 하나만 우리 관련해서 얘기하면 관세청이 최근 통계를 하나 냈는데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입 동향을 보니까 수출도 전년 대비 23% 늘었으니까 상당히 늘은 겁니다. 그런데 수입이 훨씬 늘었기 때문에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사이 무역 적자가 77억 달러가 나왔어요.

그런데 주요 수입액의 증가분에서 보면 원유 값이 50% 인상됐고 가스가 96.4%. 가스 가격이 100% 인상된 거고 석탄이 162.5% 인상된 거예요. 이게 지금 생산재로 들어오지만 조금 있으면 소비재 가격으로 전이될 거 아닙니까? 그러면 물가가 벌써 우리가 6% 물가 인상이 늘었는데요. 이런 문제가 사실은 서민들의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 정치권 어디에서 봐도 문제제기를 하거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게 없어요. 윤석열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면 지금 원유 값이 50%, 가스가 오르고 이런 게 여태까지 오르고 앞으로는 오르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전쟁도 진행되고 있고 국제 사회가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게 100%가 아니라 200%, 또는 50%가 아니라 100% 될 수 있고 과장이 아니라면 서민들의 삶은 특히 가을, 겨울 넘어가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겠네요.

▶에너지 문제 하나만 갖고 얘기를 하면 안정적으로 공급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고 둘째는 가격을 안정적으로 국민들에게 공급할 것인가. 독일의 경우만 봐도 가스 값 인상하면서 가구당 1000유로씩 부담이 간다고 해요. 1000유로면 우리 돈으로 140만 원 조금 안 되는데요. 이번 겨울 기간에. 그리고 10월 1일부터 정부에서 일종의 부가세, 가스 값 인상하니까 가스 수입하는 업체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서 추가비용 같은 걸 국민들에게 부담을 시킬까 하는 것 때문에 논쟁이 되는데 이런 외부 동향을 남의 산의 불로 볼 수 없어요.


▷한국 언론을 통해서 독일 얘기를 들으면 베를린 대성당을 비추는 조명을 껐다. 전기 아끼려고. 대통령 궁궐 비추는 조명을 껐다. 이런 수준으로, 약간은 낭만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정말 거기는 불이 붙었네요.

▶원자력 발전 문제도 중요하거든요. 독일은 세계 최초로 올해 말까지 원자력 발전을 완전히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나라입니다. 지금 현재 3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는데 전력수급문제도 문제가 되니까 독일의 기민당, 자민당 같은 보수정당에서 원자력발전을 다시 하도록 하자. 작년에 정지시킨 원전 3개가 있는데 다시 가동시키고 지금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은 계속 하자. 이걸 내놓고 있어요. 보수정당이. 그러나 집권 사민당, 녹색당은 반대하고 있죠.

원전은 이미 끝내기로 합의를 본 건데 법도 만들어졌어요. 원전을 폐지하기 위한. 이런 상황에서 상황이 막 변화하니까 녹색당 일부 정치인들이 연말까지 쓰기로 한 원전에 한해서 내년 여름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하면 어떠냐는 논의를 슬쩍 던지고 있어요. 이거는 지금까지 반핵 운동의 핵심이었던 환경 정당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그만큼 시급하다는 거고 국민들의 삶을 챙겨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책무를 보여준, 옳든 그르든. 그러면 한국은 태평성대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앞서 오항녕 교수님 말씀 재미있게 들었는데 대통령 국무회의 석상에서 얘기하는 건 열심히 받아쓰는데 뭘 받아쓰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아닙니까? 이 말을 쉽게 하는데 세계 200개 가까운 나라에서 10위에 왔다는 건 우리 사회 구조나 범위가 말할 수 없이 커졌다는 겁니다.

어느 한 사람이 과거 왕조시대처럼 임금이 만기친람 하는 식으로 국정의 구석구석을 다 살피고 파악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에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각 분야의 종사자들이 유기적인 망을 연결해서 끌어가는 게 우리나라거든요. 여기에서 대통령이 마치 모든 것 위에 군림하면서 다 아는 식으로 이런 태도부터가 구시대적인 거죠. 앞서 오항녕 교수 말씀하셨습니다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조직해서 전문가들별로 다양한 의견을 내놓게 하는 게 중요한데 그보다 가장 중요한 건 정치권이 가장 우리 국정에서 시급한 문제가 과연 뭐냐. 의제의 가장 중요한 순위가 무엇인가를 내놔야 합니다.

수해지역에 가서 사진 잘 나오게 비나 왔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할 게 아니라 에너지문제 이대로 놔두면 서민부담이 어떻게 되고 식량 문제도 쌀 빼고는 자급률이 형편없는 수준인데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국가 중장기 비전 같은 걸 정치권에서 먼저 얘기가 나와야 하죠. 그래야 논의가 각 분야에서 활성화 될 수 있는 건데요.


▷대통령의 역할은 유기적인 망을 이용해서 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경청하고 정치권은 국정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제를 챙기는 거다. 지금 북한 어민 타령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올 여름, 겨울 잘 넘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씀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범구 전 주 독일 한국대사와의 인터뷰였습니다.

▶고맙습니다.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vigorousact@gmail.com) | 입력 : 2022-08-12 18:34 수정 : 2022-08-12 18:5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오창익의 뉴스공감>'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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