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정수용 "김건희 여사 논문 검증, 대학이란 무엇인가?"

[사제의 눈] 정수용 "김건희 여사 논문 검증, 대학이란 무엇인가?"

Home > NEWS > 사회
입력 : 2022-08-05 22:00 수정 : 2022-08-08 07:34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1년 7월 대선 경선이 한창일 때,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이 처음 제기됐습니다. 부정 의혹에 휩싸인 것은 학술지 연구 논문 세 편과 국민대 박사 학위 논문 등 총 네 편의 연구 성과입니다.


해당 보도가 나가자 다수의 언론은 관련 내용을 검증 보도했습니다. 논문분석 전문 업체 검사 결과 이중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 표절율이 29% 이상으로 나왔고, 이는 통상 표절 의심인 10%의 세배 정도 수치였습니다.


내용상으로도 타인의 연구를 출처 없이 100% 그대로 가져온 문장이 다수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 블로그 글을 그대로 배낀 부분도 많았습니다.


학위 수여 대학인 국민대학교가 논문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고, 우여곡절 끝에 논란 1년 만인 지난 8월 1일, 국민대는 검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론은 논문 인정, 박사학위 유지였습니다.


국민대는 검증 결과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의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학위를 수여한 테크노 디자인 전문대학원이 실무와 실증적 프로젝트에 비중을 두고 있고, 유사도가 높은 부분도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 고찰일 뿐, 핵심은 독자적 연구를 진행했기에 박사 학위가 유지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흐름입니다. 국민대 졸업생들은 연구윤리위원회의 명단과 최종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고 나셨습니다. 이번 결정이 윤리위의 결정인지 아니면 학교 당국의 결정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논란은 논문 표절뿐 아니라 대학의 논문 검증이 타당했는지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대학은 최고의 지성기관으로 대학의 역사는 학문의 자유를 지키는 과정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대학을 뜻하는 영어 University는 라틴어 "학생과 스승의 연합체(Universitas Scholarium et Magistrorum)"에서 유래했습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스스로 부당한 간섭에 맞서 공동체를 형성한 것이 대학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1231년 교황 그레고리오 9세는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학문 공동체 대학이 부당한 외부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다양한 특전을 부여하며 보호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대학은 교권과 왕권으로부터 독립되어 새로운 권위를 가진 조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최근 국민대학교의 박사 학위 검증 결과를 보며, 우리의 대학이 이러한 학문의 자유를 추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대학의 권위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진리를 추구하는 학자로서의 양심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길 때, 참된 권위도, 학문의 자유도 온전히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김건희 여사 논문 검증, 대학이란 무엇인가?"입니다. 클릭 몇 번이면 온 국민이 논란이 되는 논문을 직접 읽어 볼 수 있는 시대에, 대학이 스스로 권위를 지키려 노력할 것은 기대하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2-08-05 22:00 수정 : 2022-08-08 07:34

■ 인터뷰 및 기사를 인용보도할 때는 출처 'cpbc 가톨릭평화방송'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가톨릭평화방송 · 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