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눈] 정수용 "행안부의 경찰국 부활? 이것부터 기억합시다."

[사제의 눈] 정수용 "행안부의 경찰국 부활? 이것부터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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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4 14:00 수정 : 2022-06-24 14:22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 시대를 살며 '검찰공화국’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정작 검찰총장 공백은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법무부 장·차관도, 모두 검사 출신이기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괜찮아 그런 것일까요?


지난 정권에서는 누가 검찰 총장이 되느냐에 많은 관심이 쏠렸던 것과 달리, 이번 정부에서 검찰총장은 관리형 총장이 예상되고, 그러기에 급할 것도 무게감도 필요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로 읽힙니다.


반면 경찰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달 취임하자마자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지시했고, 지난 21일 권고안이 발표됐습니다. 내용은, 행안부 내에 경찰 통제조직을 신설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중요정책 수립에 대해 지휘를 가능하게 하고, 경찰 고위직 인사권도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인사위원회를 행안부 장관 아래 두는 것도 포함시켰습니다.


종합해보면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조직, 예산, 인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경찰청장을 식물로 만들 수 있는 제도가 부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991년 내무부 소속이었던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한지 31년 만에, 경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단 지적도 제기 됩니다.


검찰과 경찰은 국정원, 국세청과 더불어 흔히 4대 권력기관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만큼 누구에게 수장을 맡기는지, 그리고 통제와 균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는 역대 정권에서도 언제나 민감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권에서는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모두 식물로 만드려나 봅니다. 그보단 두 기관의 상위 기관인 법무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의 권한 강화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제가 필요하다 말하지만, 민주적 시민 통제가 아니라 최고 권력자와 가까운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는 권위적 통제 방식을 선호하는 듯합니다.


가톨릭 사회교리 원리 가운데 하나인 "보조성(Subsidiarity)"은 예비군이나 지원 병력을 뜻하는 라틴어 Subsidium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로마 군사 조직에서 후방 부대의 역할처럼, 사회적 상위 단위는 하위 단위가 능히 치룰 수 있는 것에 대해 간섭과 지시가 아니라 지원과 보충을 통해 공존해야 함을 나타냅니다.


하위 기구는 상위 기구로부터의 부당한 간섭에서 보호받으며 자주권을 존중받되, 스스로 그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때만 적정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경찰제도개선 권고안도 보조성의 원리 안에서 행안부와 경찰청의 관계를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행안부는 경찰을 정권에 예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면 권위적 방식이 아니라, 시민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는 통제 절차를 잘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은 "행안부의 경찰국 부활? 이것부터 기억합시다."입니다. 권력기관들은 보조성을 기본으로 시민의 참여를 통해 독립과 중립이 이루어져야 함을 기억하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cpbc 서종빈 기자(binseo@cpbc.co.kr) | 입력 : 2022-06-24 14:00 수정 : 2022-06-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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