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순… 재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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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2 03:00 수정 : 2022-03-02 21:07

[앵커] 재의 수요일인 오늘은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거행합니다.

지난해 나눠준 성지 가지를 태워 얻는 재를 머리에 얹는 건데요.

과연 어떤 의미인지 이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은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첫 날인 ‘재의 수요일’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이날 단식과 금육재를 지키며 재(灰)를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합니다.

재는 전통적으로 ‘통회’와 ‘참회’, ‘덧없음’을 의미합니다.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은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의 오랜 관습에서 유래했습니다.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은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거친 천으로 만든 참회복을 입고 자기 죄를 뉘우치곤 했습니다.

구약성경에도 머리에 재를 얹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습니다.

"유딧은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 머리에 재를 뿌리고, 속에 입고 있던 자루옷을 드러내었다. 때는 예루살렘에 있는 하느님의 집에서 저녁향을 피워 올리는 시간이었다"(유딧 9,1)는 구절에서입니다.

신자들에게 뿌릴 재를 얻기 위해 지난해 나눠준 성지 가지를 태우는 규정은 12세기가 돼서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재 축복은 매우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 신자들의 신심생활 안에 아주 중요한 전례행위로 자리 잡았습니다.

원래 별도의 예식이었던 재를 뿌리는 행위가 미사에서 함께 거행되기 시작한 것도 12세기 무렵부터입니다.

당시 로마에선 아나스타시아 성당에서 교황이 사제들에게 재를 뿌렸는데, 이때 교황은 기도를 바치고 맨발로 행렬을 해 성녀 사비나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집전했다는 기록도 전해집니다.

재를 머리에 얹을 때 바치는 예식문에는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생각하십시오"(창세 3,19 참조)라는 구절을 통해 인간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불에 던져 태워짐으로써 푸른색을 벗어버린 재를 머리에 얹는 ‘재의 수요일’.

교회는 재의 수요일 미사에서 사순시기 동안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주님께 청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그리스도인은 안락한 삶을 살기 위해 주님께 부르심 받은 존재가 아닙니다.

머리에 얹는 재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을 거스르는 모든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도록 부르심을 받은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묵상하게 합니다.

CPBC 이힘입니다.
cpbc 이힘 기자(lensman@cpbc.co.kr) | 입력 : 2022-03-02 03:00 수정 : 2022-03-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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