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과 반세기…안광훈 신부를 만나다

가난한 이들과 반세기…안광훈 신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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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04 02:00 수정 : 2022-01-04 12:07


[앵커] 한국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푸른 눈의 노사제가 있습니다.

뉴질랜드 출신의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안광훈 신부인데요.

56년 간 한국에서 빈민사목에 헌신해온 안 신부가 그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김형준 기자가 안 신부를 만났습니다.

[기자] 반세기 동안 한국의 가난한 이들과 살아오며 스스로도 가난한 이가 되어버린 노사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안광훈 신부는 전쟁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1966년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로 넘처나던 우리나라에서 선교를 시작한 안 신부의 첫 사목지는 원주교구였습니다.

강원도 정선으로 파견된 안 신부는 시골마을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식년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이후에는 88서울올림픽 준비로 철거가 예정됐던 목동으로 향했고, 자연스레 도시빈민을 위한 사목이 이어졌습니다.

<안광훈 신부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내가 빈민사목을 선택한 것보다 빈민사목이 나를 선택한 것 같은데. 그래서 그 경험 때문에 그 후부터 난 이 주거문제, 철거문제, 재개발이나 사방 다 이뤄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 후부터…"

30년 전, 재개발에 들어갔던 서울 삼양동에서의 생활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연대해 철거반대운동을 펼치고, 삼양주민연대 대표를 맡으며 지역재생 운동에도 앞장서왔습니다.

56년의 빈민사목의 길 위에서 안 신부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부침을 겪기도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안광훈 신부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제일 어려울 때는 바로 깡패들. 철거깡패들, 용역. 덩치 크고 버릇없고 들어가서 막 억지로 사람들 집에서 내보내려고 부수고 그래가지고… 그건 뭐라고 할까. 겁먹는 것보다 슬픈 일이었죠."

안 신부는 최근 팔순을 맞아 자서전을 펴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했던 이들의 요청에 응하고 그동안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자서전에는 자신의 성장과정부터 한국에서의 56년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어려움이 뻔한 타국에서의 선교, 그 가운데서도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안 신부는 예수님이 보인 모범에 따라 모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광훈 신부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인간이라면 인간답게 살아야죠. 그럼 어떻게 할 수 있나. 나 천주교 신자로서 4개 복음하고 신약성서가 있는데 예수님이 직접 보이신, 한 방법을 보여주셨어요."

팔순의 나이, 최종 목표와 꿈을 묻는 질문에 안 신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힘닿는 데까지 빈민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안 신부는 임인년 새해 인사를 전하면서도 마음 속엔 어려운 이들 생각 뿐이었습니다.

<안광훈 신부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필요한 이상 재산 가진 분들에게 좀 관대하게 필요한 이상 나눠주셨으면… 필요한 만큼 못 가진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주셨으면 이 세상, 그리고 특별히 우리 한국사회가 훨씬 더 인간다운 사회,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CPBC 김형준입니다.
cpbc 김형준 기자 | 입력 : 2022-01-04 02:00 수정 : 2022-01-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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