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터뷰] 강준영 "왕이 中외교부장 방한, 미국의 중국 옥죄기 대응 차원일 것"

[열린 인터뷰] 강준영 "왕이 中외교부장 방한, 미국의 중국 옥죄기 대응 차원일 것"

중국이 남북 정상회담 적극 중재할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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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4 19:02
▲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엠블럼(CNS)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강준영 / 한국외국어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방한, 한중수교 30주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참가 논의
깊이 들여다보면 미국의 중국 옥죄기 대응 차원

게임, K팝 등 한류 규제는 중국내 일종의 자정(自整)운동
서로 먼저 변하길 요구하는 북미 관계, 한국 노력 성과 없어
중국이 남북 정상회담 적극 중재할 가능성 낮아


[인터뷰 전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늘 저녁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아시아 4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순방 일정이지만 남북 대화 재개와 비핵화 협상, 한반도 정세 안정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정부 입장에선 중요한 외교 일정인 셈인데요.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 연결해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의미와 한중 현안에 대한 견해 들어보겠습니다.

▷강준영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늘 저녁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데요.
왕이 부장의 방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기본적으로는 늘 왕이 부장의 방한은 양국 발전 방안의 논의, 한반도 지역정세 논의가 큰 틀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내년이 한중 수교 30주년이고요. 올해와 내년을 ‘한중문화교류의 해’로 양국 정상이 선포를 했습니다.

그리고 내년 2월에 베이징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거든요. 이제 서방국가들을 중심으로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 같은 것도 있는데요. 여기에 한국의 참가 요청, 문 대통령 초청 이런 것들이 표면적으로 보이는데 지금 이 대목에서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어제, 오늘 연속해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담이 열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표면적 의미와 실질적 의미를 봐야 하는지 고민인 거죠.


▷왕이 부장의 순방, 지난 10일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싱가포르 그리고 한국까지 아시아 4개국을 잇따라 찾는 건데요. 혹시 이런 순방 일정에서 왕이 부장의 순방 성격을 엿볼 수도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지금 중국의 최대 과제는 특히 대외 과제는 미중 갈등의 완화와 돌파 아니겠습니까?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서 동맹과 함께 중국을 제어하겠다는 소위 우군(友軍) 만들기 행보를 계속하고 있고, 여기에 맞서서 중국도 일단 아세안 국가들의 대미 경사(傾斜) 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죠. 베트남, 캄보디아 이런 데에 대해서 미국으로 경사되지 말라. 중국하고 같이 가는 게 낫다는 메시지를 계속 뿌리고 있거든요.

한국의 경우도 이 큰 틀에서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정보 교류협정에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한국 가입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니까 전체적으로 동아시아 지역의 미국의 중국 옥죄기에 대한 대응 이렇게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과 미국의 최우방국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으로 이루어진 기밀정보공유동맹.


▷중국이 한미 간의 동맹 관계를 모르지 않을 텐데요.

▶말씀을 하셨지만 한미 동맹이 그냥 이렇게 와해된다거나 이런 상황은 아니라는 걸 중국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지금보다 더 많이 미국 쪽으로 경사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5월에 한미정상회담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평화 유지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것들을 양국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론이 됐단 말이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언급할 가능성도 있죠. 표면적 의제는 한중수교 30주년, 북경올림픽 이런 거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포인트는 중국이 말로는 대미 경사(傾斜)하지 말라고 하면서 한국에 내놓은 카드는 별로 없다는 거지요. 사드로 이어지는 한한령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요. 한국의 반중(反中) 정서가 굉장히 악화하고 있는데 이런 거에 대해서 가시적인 언급이 있어야 뭔가 이뤄지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요구를 하는 것은 별로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중국 정부가 반독점과 공정거래를 이유로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이 있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나 K팝에 대한 규제, 무제한적 압박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한중수교 30주년을 앞둔 시점에 중국의 제2차 한한령 조짐, 어떻게 봐야 할까요?

▶사실은 제2의 한한령 조짐이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중국의 조치가 한국의 팬덤을 겨냥한 것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중국 청소년들과 연예계에 대한 일종의 정풍(整風)운동의 차원이거든요. 사실 중국도 이 부분에 대해서 더 한한령 쪽으로 나간다면 한중관계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없이 확대하는 형태로 지나가진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중 간 패권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중 간 경쟁이 주변국들에 영향을 미치는 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자’,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통해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하는데요. 여기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건 백악관에서도 발표를 했는데 소통채널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표현을 썼고요. 중국도 갈등 관리 그리고 서로 마지노선을 정해서 서로 중미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미중 간의 전화회담을 마치고 미국이 바로 중국의 산업보조금 추가제재에 나설 것을 천명했단 말이죠. 그러니까 서로 90분간의 대화에서는 자기들만의 얘기를 했다. 다만 서로 얘기 안 하고 반목하면서 가는 것은 아니고 소통채널을 유지하면서 가는 거다. 현안에 대한 공감대는 없을지라도 말입니다.

그러나 바이든의 입장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독재정권이다. 우리와 협력하려면 민주주의 가치를 믿으면서 같이 가야 한다는 얘기를 일방적으로 했을 거고 중국은 중국대로 우리식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갈등의 골은 확대되고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관리를 어떻게 할 거냐에 대해서는 소통을 해나가기로 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남북대화 재개나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북한에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입김이 필요하다고 봐야할 텐데요. 특히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중국의 기본 입장은 하나도 변한 게 없습니다. 결국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이 구체적인 협상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북한의 선제조치만 바라는 것은 안 된다는 거지요.

그러면서 내세웠던 게 쌍(雙)중단과 쌍궤(雙軌)병행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안 하고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마라. 이게 쌍중단입니다. 쌍궤병행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협상이 반드시 같이 가야 한다. 병행해야 한다는 얘기만 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거기에서 전혀 변하지 않았고 북한이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미국은 변화하지 않을 거기 때문에 거기에다가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수년간의 노력을 했습니다만 물거품이 됐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건데 중국은 이런 쌍중단과 쌍궤병행에 대한 기본 입장, 그다음에 북한이 존재함으로써 대미견제, 대일견제, 대한국견제를 하는 전략적 효용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는 거죠.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할 경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두 정상 간의 깜짝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을까요?

▶저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IOC가 이번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때문에 제재를 했고 이제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국가 명으로 못하거든요. 개별 참가는 가능하지만 그것도 체제 속성상 어렵고요.

김정은 정권이 문재인 정권 말기인 지금 한국 정부와 대화할 이유를 찾을 필요가 별로 없다. 그리고 중국이 강력히 중재하면 가능하겠지만 설사 남북회담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중국이 볼 때 가시적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면 굳이 적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김정은이 결심을 하면 가능해지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어떻게든 중재에 의해서 이뤄지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년 한중 국교 수립 3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엔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이었지만 내년엔 시진핑 주석의 방한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서는 그것도 어렵죠. 정권 말기고 지금 중국이 한국한테 해 줄 게 별로 없는 거죠. 마찬가지로 한국도 중국한테 카드를 줘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시진핑이 방한한다는 것은 한한령 해제를 알리는 거나 마찬가지의 의미가 있거든요. 그러면 우리도 걸맞게 거기에 대한 뭔가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지금 미중 갈등이 계속 첨예하게 가기 때문에 우선 그 문제에 관한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한미일 삼각구도에서 제일 약한 한국을 공략할 수는 있겠지만 한국이 선뜻 어떤 편을 드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입장이잖아요. 그렇다면 시진핑으로서도 그런 모험은 지금 상황에서는 별로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 의미와 한중 현안에 대해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의 견해 들었습니다. 강준영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9-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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