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터뷰] 이진선 "사랑의 꽃씨 뿌리고 떠난 장기기증자들의 안식을 빕니다"

[열린 인터뷰] 이진선 "사랑의 꽃씨 뿌리고 떠난 장기기증자들의 안식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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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9 19:07
▲ 은평성모병원 김수환추기경기념 장기이식병원 의료진.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이진선 / 은평성모병원 김수환추기경기념 장기이식병원 코디네이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 뜻 잇기 위해 설립된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병원
그동안 160여 명 새 생명 얻어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는 삶과 죽음 잇는 생명의 전달자

지난 2월 KTX 출발 3분 늦춰 소방관 생명 살리기도
뇌사자 가족과 장기기증 상담하는 게 가장 힘들어
장기적출 수술실에서 추모사 바치고, 정기적으로 미사 봉헌


[인터뷰 전문]

오늘은 1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생명을 나누는 일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을 나누는 장기기증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최초 장기이식 전문병원이죠. 은평성모병원 김수환추기경기념 장기이식병원의 이진선 레지나 장기기증 코디네이터 만나 생명 나눔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진선 코디네이터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세계 여러 나라들이 장기기증의 날을 정해두고 있는데요, 날짜는 다 다르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어째서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보내고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되어 있는데 뇌사 시 심장, 간장, 신장 2개, 췌장 2개, 각막 2개 등 총 9개의 기증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명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가 2008년부터 매년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정했고, 1년 중에 하루 만이라도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우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장기기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하는 지정된 날입니다.


▷장기기증의 날인 오늘도 생명을 살리는 이식 수술이 있었습니까?

▶오늘도 장기기증 수술이 있습니다. 오늘은 특이하게도 외국인이 장기기증 동의를 해 주셔서 여섯 분에게 새 생명을 기증하시게 되었고요. 지금 장기기증 수술이 진행 중입니다.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은 국내 최초 장기이식 전문병원으로 올해 3월 문을 열었는데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새 생명을 얻으셨나요?

▶저희 병원은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 병원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살과 피를 나누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각막기증을 통해 고귀한 희생과 나눔을 실천하고 떠나신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서 설립되었습니다.

저희는 2019년 은평성모병원 개원과 더불어서 장기이식센터로 시작해서 2021년 3월에 장기이식병원으로 발족하게 되었고, 각 장기 등 이식을 통해 160여 분 정도가 새 생명을 얻으셨습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저는 5년차입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로 2017년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많이 익숙한 건 아닌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세요?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는 장기이식과 기증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하는 간호사입니다. 삶과 죽음을 잇는 생명의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장기기증 및 이식 전체 과정에 참여하면서 같이 조정해야 할 상황들을 조정하고 그에 따른 행정적인 절차와 의료진들 간의 의사소통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뇌사자 발굴부터 유가족 면담, 장기이송, 수혜자 면담, 이식대기자 등록 및 관리 업무 등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심장 이식을 위해 KTX 출발 시간을 3분 늦춘 덕분에 한 소방관의 생명을 살렸는데요, 장기 적출부터 이식하기까지 제한 시간이 있습니까? 이식 수술실에 도착하기 전까지 항상 달리기 수준으로 뛰어야 하나요?

▶제한 시간은 장기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심장 같은 경우는 4시간 안에 이식 수술실에 도착을 해야 합니다. 2월에도 심장 수혜를 받으면서 저희가 허혈시간이라고 있거든요. 기증자의 동맥혈을 차단하는 시간부터 수혜자의 장기를 이식해서 혈류가 계통하는 시간이 있는데 허혈시간이 짧을수록 이식 성적이 좋습니다.

저희 기관도 이식 성적을 좋게 하기 위해서 허혈시간을 짧게 줄이기 위해서 처음에는 헬기를 준비했다가 기상악화로 헬기이용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KTX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한국철도공사에 협조를 요청했고요. 다행히 한국철도공사에서 KTX의 운행속도를 조절해 주셔서 저희가 무사히 탈 수 있었습니다. 항상 시간이 촉박하고 다급하기 때문에 장기가 손상되지 않는 선에서 조심히 신속하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허혈시간이 짧을수록 성공률이 높다는 말씀인데, 심장 같은 경우는 4시간이기 때문에 공여자와 수혜자의 거리가 멀거나 이송하는 데 시간이 예상보다 지체되면 급박했던 때도 있겠어요.

▶심장 같은 경우는 주로 KTX나 비행기, 헬기 등을 이용을 하고요. 거리가 멀 때는 의료진들이 많이 부담스러운 편입니다.


▷이렇게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또 생명을 주셔야 하는데요, 가족이 뇌사 상태가 됐다는 것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장기기증 의사를 여쭈어야 되잖아요. 조심스럽고 어려우실 텐데 어떻게 말씀을 드리세요?

▶사실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뇌사자 분의 가족과 만나서 장기기증 상담을 하는 일입니다. 사실 뇌사 환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환으로 뇌사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 분의 가족들이 환자의 뇌사 상태를 받아들이기를 힘들어 하십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혹은 며칠 전에 건강한 모습으로 생활하셨는데 갑작스럽게 중환자실에 누워계시는 환자를 보시면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마음이실 것 같습니다.

그런 가족 분들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 조심스럽게 현재의 상태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장기기증에 대해서 안내해 드리고 있고요. 최종 결정은 물론 가족 분들이 하시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이 고귀하고 숭고한 생명 나눔의 방법이 장기기증이라는 것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가족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고, 장기기증까지 결정한 유가족들은 세심한 돌봄이 필요할 텐데요, 어떻게 도움을 주시나요?

▶저희는 가족 분들이 기증에 대해서 동의해 주시면 보통은 1박 2일에서 2박 3일 시일이 걸립니다. 남겨주신 가족 분들이 뇌사자 분을 잘 보내드릴 수 있도록 저희 병원은 영성부의 신부님이나 수녀님들과 협력해서 대세를 드리고 있고, 대세를 원하지 않으면 기도를 함께 해드리고 있습니다. 종교가 달라도 마지막 가시는 길에 기도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큰 위로가 되었다고 후에 말씀을 해 주십니다.

저희 기관은 기증자 월(wall)이라고 해서 기증을 하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서 저희가 기증 월을 만들어 놓고 거기다가 이름을 새겨 넣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나라 별이 되신 기증자 분들을 추모하고 주기적으로 추모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뇌사자의 장기기증을 권유하는 것도 힘든데 살아계신 분이 장기의 일부를 떼어 기증하는 분들도 계시죠? 가족에게 기증을 한다 해도 몸도 마음도 부담이 클 텐데요, 공여자에 대한 케어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사실 가족이나 살아 있으신 분이 장기기증을 하는 것은 부담이 크십니다. 검사를 시작하면서 면담도 하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심층적으로 면담을 합니다. 정신적인 부분들 같은 경우는 정신의학과 교수님과 연계해서 진료도 받고 정서평가도 하면서 진짜 자발적인 기증의사가 있는지 여러 가지 면에서 살펴보고 있고요. 신체적으로도 기증 후에 건강한 생활을 하셔야 하잖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검사와 진료를 통해서 여러 가지로 세심히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은 기증자 케어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진료나 검사받으실 때 서비스 받으실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저희 코디네이터가 동행하면서 같이 진행을 하고 영성케어적인 부분을 원하시면 원목팀과 연결해서 이식 과정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실정입니다.



▷장기 적출 수술 전에 의료진들이 다 함께 기증자를 추모하고 기도를 바치던데요, 어떤 기도를 드리나요?

▶중환자실에서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 기도, 수녀님이나 신부님이 주관해서 하고 있고 수술실에 들어가서 추모사를 바칩니다. 잠깐 소개해 드리면 “누군가의 사랑이었고, 누군가의 그리움인 OOO님께서 오늘 이 땅에 사랑의 꽃씨를 뿌리고 떠나십니다. 고인이 주신 나눔의 사랑이 더욱 널리 퍼지게 해 주시고, 가시는 길에 평안과 안식이 있으시길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고 추모해 드리고 있습니다.


▷장기 이식을 받으신, 생명을 두 번 선물 받으신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세요?

▶사실 장기 기증자와 가족들의 고귀한 사랑으로 선물, 사랑의 결정이 있으셨기 때문에 수혜를 받으셨잖아요. 이를 결정해 주신 기증자의 가족들의 희생과 고통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정말 본인이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노력을 잘 하시고 약도 잘 드시고 병원에 규칙적으로 나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은평성모병원 김수환추기경기념 장기이식병원에서 생과 사를 이어주는 장기이식을 전담하는 이진선 레지나 장기기증 코디네이터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인터뷰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9-0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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