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터뷰] 정상훈 "탄소중립 시나리오 산업계 입장 대변...‘기후악법’ 우려"

[열린 인터뷰] 정상훈 "탄소중립 시나리오 산업계 입장 대변...‘기후악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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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9 18:41
▲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풍력발전기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정상훈 /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2050년까지 순 탄소 배출량 제로(0) 목표
한국 온실가스 감축목표 전 세계 목표와 10%이상 차이나
녹색성장? GDP 증가에 초점 맞춘 경제성장 신화가 기후위기 가속화해

탄소중립 시나리오 산업계 입장 대변...‘기후악법’ 우려
기후위기 피해는 취약계층이 가장 커
탄소배출목표 상향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 부담 가중


[인터뷰 전문]

지난 달 말 국회를 통과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법을 두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후속조치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기후악당법’이라며 법안 폐지와 기후정의법 제정을 위한 논의에 나서라, 이렇게 촉구하고 나섰는데요.

국제환경보호단체죠?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상훈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연결해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법에 대한 견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상훈 캠페이너 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법’이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했는데요.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법, 전반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면요?

▶3가지 정도로 압축해 얘기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탄소중립 목표를 명시했고요. 두 번째는 2030년 탄소감축목표, 그리고 세 번째는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법으로 만든 겁니다.

조금 더 설명을 드리면 탄소중립목표, 2050년까지 우리가 최대한 탄소배출을 줄이고 나머지 배출되는 것도 산림이나 이런 거를 통해서 탄소를 흡수해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 순 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 그것을 국가비전으로 정했다는 의미가 있고요. 전 세계에서 14번째로 EU를 포함해서 됐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2030년 목표는 2018년에 배출했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35% 이상의 범위에서 감축을 해야 한다고 기준선을 정했고요. 그리고 마지막 최근에 탄소중립위원회에서 탄소중립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는데, 그런 시나리오를 이런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주요탄소중립과 관련된 또는 녹색성장과 관련된 정책을 심의하거나 의결하는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35% 이상 감축하겠다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 내용이 피부에 확 와 닿진 않거든요. 어떻게 쉽게 좀 이해를 할 수 있을까요?

▶쉽게 말씀드리면 국제사회의 요구와 과학계의 해법에 너무 뒤떨어지는 거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8년 대비해서 35% 감축하는 거는 2010년 대비해서 28% 정도 줄이는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UN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과학계는 2030년에는 45% 이상 줄여야한다고 하는 거니까 10% 넘게 훨씬 차이가 나는 수치인 거죠.


▷우리는 35% 이상 감축하겠다. 10% 포인트 정도가 차이가 나는데 이렇게 낮게 잡은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정부 입장에서는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어렵다고 얘기를 하는 거고요. 하지만 이런 부분이 사실은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우리의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해서 판단을 한 거겠죠. 하지만 감축을 한다는 게 우리가 이런 상황이니까 이만큼 줄인다고 해서 기후위기가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죠. 그렇게 봤을 때는 결국은 과학계가 제시하는 만큼 탄소배출을 줄여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요건으로 봤을 때 줄일 수 없다면 그 외의 여건 생활방식 등을 바꾸거나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라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접근하는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닌가 판단됩니다.


▷그런데 당초 얘기됐던 ‘탄소중립기본법’이 아니라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법’이에요. 탄소중립 기본법에 녹색성장의 개념이 들어온 건 어떻게 보세요?

▶아무래도 이것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고 봅니다. MB정부 때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개념이 나왔죠. 그때도 기후위기대응이라는 얘기를 했지만. 그러다 보니까 야당 입장에서는 녹색성장이라는 과거의 개념을 지우냐. 이런 반발이 있었던 거지요.

녹색성장이라는 방향성이 과연 현재 상황에서 옳은 방향이냐. 이거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경제체제, 경제성장 담론이라는 게 있죠. GDP를 주요 지표로 삼고 성장이 늘어나야지, 경제의 외연이 확장돼야 성장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 건데요.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환경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이런 기존의 성장 담론이 생태계에 지속가능한 방향일까 하는 물음이 많은 거죠.

그렇게 봤을 때는 녹색성장이라는 개념 자체는 이제는 자의적인 논의, 이런 개념이 계속돼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법의 이름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민사회에서도 이런 문제제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탄소중립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생태계 보존과 관련된 것인데, 거기에 ‘녹색’이라는 말을 넣기는 했지만 개발을 동시에 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법이기 때문에 명칭에서도 상호 모순이 된다는 지적이신 거죠?

▶법의 이름을 그렇게 만들게 되면 법의 방향성이 정해지게 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시민사회에서 많은 비판을 하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기존의 탄소중립기본법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신가요?

▶기존에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을 넣은 것 자체가 아무래도 사회적인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되었던 것 같고요. 탄소중립기본법으로 했다면 그런 게 상당히 사라졌겠죠. 법안의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나왔지만 시민사회 입장에서 봤을 때는 문제제기가 충분히 될 수 있는 부분인 거죠.


▷그렇다면 탄소중립도 지키면서 녹색성장도 해야 하긴 하는 거죠?

▶녹색성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나아가야 할 가치와 이념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탈성장이냐, 성장이냐. 그런 문제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외국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녹색성장이라는 것 자체를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환경단체와의 합의가 많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색성장이라는 개념 자체를 지지한다고 말하긴 어렵죠.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100% 감축, 탄소제로가 최종 목표다, 이렇게 봐야 할까요?

▶2050년까지 100% 감축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특히 산업 분야에서 배출량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게 현실이죠. 그리고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2050년까지 배출을 계속 하는 시나리오로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시나리오가 합당한 시나리오인가, 탄소중립을 위한 시나리오인가, 아니면 산업계, 정부의 입장 이런 것들을 대변하기 위한 시나리오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탄소중립을 보면 민간위원들이 포함이 됐고 그런 가운데서 이런 안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하는 안은 정부가 중심이 돼서 만들었던 거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안은 민간위원들의 의견이 많이 제시됐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결국에는 민간위원들이 참여해서 우리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만들려고 한다는 궁극적인 목표와 다르게 오히려 전국에 혹은 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더 큰 게 아닌가 우려가 많이 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 단체 입장에서는 민간위원회 사퇴까지는 요구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다른 환경단체에서는 민간위원회 사퇴까지 요구하고 기후악법이라고 얘기하는 상황까지 갔다고 판단이 됩니다.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 상향 목표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그 현실성이 없다고 보시는 거죠?

▶그렇죠. 결국에는 우리가 현실성을 파악을 했을 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인가. 아니면 우리의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한 안인가. 정부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의 현실적인 여건을 많이 반영을 했겠죠. 하지만 결국 기후과학이라는 것은 과학은 타협을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거잖아요. 과학에서는 2030년은 절반으로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이뤄야지 우리가 최악의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얘기하는 상황인데 거기에 합치할 수 없는 안들이 존재하는 것이고요. 최근에 탄소중립기본법,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서도 2030년 목표가 과학의 기준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현실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법에 보니까 시민사회가 요구했던 인권 접근이 완전히 사라졌다. 비판도 있던데요.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인권적 접근이라는 건 어떤 방식을 말하는 겁니까?

▶그린피스 같은 경우에는 전략적으로 경제적인 관점에서 많이 얘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인권 역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고요. 왜냐하면 기후위기가 결국에는 식량위기, 가뭄 이런 사태를 가져오게 되면 전쟁까지 나타나게 되는 거고요. 과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을 보더라도 그렇죠. 그렇게 되면 결국에는 지역적인 분쟁은 취약계층의 생존은 더욱더 위협받게 됩니다.

또 최근에 뉴욕타임즈 탐사보도를 보면 유색인종들이 도심지역의 폭염지역에 더 많이 산다는 보고도 나와 있습니다. 결국에는 기후위기는 사회 취약층에 더 영향을 미치게 될 거라는 거고요. 또 미래 세대와의 문제도 있습니다.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해서 55% 감축한다는 기후변화법입니다. 이게 2030년까지 55% 감축하면 2030년 이후에 감축 부담이 너무 커진다. 그렇게 되면 미래 사회의 인권인 자유권을 침해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앞으로 미래 세대의 자유권인 인권 문제와 결부된다는 겁니다. 우리도 2030년 35% 감축선으로 가게 되면 결국에는 2030년부터 2050년까지는 더 많이 감축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탄소중립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미래 세대의 인권도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됩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최종 정부안이 오는 10월 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정부의 최종안이 기후정의법이 되기 위해 어떤 내용을 꼭 담아야 한다고 보십니까?

▶일단 저희 단체에서는 ‘기후정의법’을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우선 기후정의법이라는 것은 만약에 기후정의법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그건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고요.

우리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정부 차원에서는 탄중위가 앞으로 2030년 NDC라고 얘기하는데 2030년 감축 목표를 논의를 하게 될 겁니다. 그걸 바탕으로 해서 우리 정부가 최종안을 만들고 그거를 앞으로 기후변화 올림픽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스톱26’이라고 기후변화 당사자 총회가 있습니다. 총회에서 발표를 하게 될 텐데 여기에는 반드시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의 기준, 결국에는 과학계가 얘기하는 해법에 맞게 2010년 대비해서 45% 이상 감축할 수 있는 안이 나와야지 결국에는 기후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미래 세대가 엄청나게 큰 짐을 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됩니다. 그런 방향과 함께 앞으로 국회 역시 최신 기후과학을 반영을 해서 법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상훈 기후에너지 캠페이너와 함께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정상훈 캠페이너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9-0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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